[김반장의 정치네컷] 인사청문회 중에도 감출 수 없던 이동관의 `미소`

김미경 2023. 8. 24.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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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리는 인사청문회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연합뉴스
조승래 간사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이 2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인사청문보고서를 대통령실에 전달하기 전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에 첫 출석해 어두운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23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박진 외교장관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항의 피켓을 떼는 직원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A컷

인사청문회 중에도 감출 수 없던 이동관의 '미소'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임명이 임박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회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없이도 이 후보자를 방통위원장으로 임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 22일 국회에 이 후보자에 대한 청문 보고서를 24일까지 재송부할 것을 요청했다. 이미 이 후보자에 대한 1차 인사청문 기한이 지났기 때문에 윤 대통령은 재송부 요청 기한이 지나는 25일부터 언제든 이 후보자를 임명할 수 있다.

여야는 지난 1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이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열고 검증에 나섰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후보자의 자녀 학교폭력 논란과 외압행사 의혹을 비롯해 이 후보자가 이명박 정부 홍보수석비서관으로서 재직할 당시 언론 장악을 주도했다고 공세를 폈다.

국민의힘은 반대로 자녀 학폭 사건은 학생 간 화해로 전학 조치됐고, 정부의 대변인과 홍보수석으로서 가짜뉴스와 왜곡된 언론에 대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고 엄호했다. 이 후보자가 방통위원장으로서 적격이라는 국민의힘과 부적격이라는 민주당이 격돌하며 청문보고서 채택은 무산됐다.

이 후보자 임명에 반대하고 있는 민주당은 원내 제1당으로서 훨씬 큰 화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맹물' 청문회를 만들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정문 민주당 의원은 청문회에서 이 후보자에게 "지금이라도 사퇴할 생각이 있느냐"고 채근했으나, 이 후보자는 "점심 먹으면서 생각해 보겠다"며 오히려 여유를 보였다.

◇B컷

'부적격 청문 보고서' 들고 용산행 민주당…대통령실은 '수령 거부'

윤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이 기정시살화 단계로 접어들자 민주당은 용산으로 향했다. 민주당 소속 과방위원들은 24일 자체적으로 만든 이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청문 보고서를 들고 용산 대통령실에 전달하려고 했으나 거부당했다.

이들은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수개월간 온 국민이 함께 목격한 이동관씨의 뻔뻔함과 안하무인을 대통령만 모르고 있는 것 같아 그 내용을 직접 전하러 온 것"이라며 "보고서도 안 받을 거면 청문회는 뭐 하러 했나. 이 씨는 학교폭력 은폐, 언론탄압, 인사청탁, 세금탈루 같은 단 하나만으로도 낙마하고도 남을 초대형 의혹들이 차고 넘친다"고 주장했다. 또 "이 씨는 이미 MB(이명박) 정부 시절 한국 언론사의 전례 없는 흑역사를 쓴 장본인"이라며 "실제로 방통위원장 자리에 올랐다가는 어떤 칼을 휘두를지, 상상하기조차 두렵다"고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 후보자 임명 가능성과 관련해 "재송부 요청 시한이 24일까지라 기일이 끝나면 절차대로 진행할 것"이라며 "늦출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보고서를 거부한 이유에 대해서는 "듣지 못했다"고 답변을 피했다.

◇ A컷

'나가라'는데 나갈 수도 없고…첫 외통위 출석 진땀 뺀 김영호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취임 한달 만에 국회 신고식을 호되게 치렀다.

김 장관 임명에 반대했던 더불어민주당은 김 장관으로부터 업무보고와 현안질의 답변을 받을 수 없다면서 '퇴장'을 요구했다.

지난 23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가장 먼저 의사진행발언에 나선 야당 간사 이용선 민주당 의원은 김 장관의 인사청문회 자료 제출 미흡 등을 문제 삼아 "회의장에서 나가달라"고 했다. 이 의원은 "김 장관은 국회의 정당한 자료 제출에 근거 없이 이상한 핑계를 대면서 직계존비속, 배우자의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서 깜깜이, 맹탕 인사청문회를 만들었다"며 "강성 극우 유튜버로 평가할 정도로 유튜브 활동을 수천회 했음에도 정책 역량을 검증할 수 있는 (유튜브) 자료 역시 복구 자체가 한달이 걸린다는 말도 안 되는 근거를 댔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장관은 냉전적이고 적대적인 대북관을 드러냈다. 통일부의 역할인 평화통일 비전을 제시하지 못해서 장관의 정책 역량이 전혀 인정된 바 없다"면서 "야당 의원들은 장관으로서 부적격하다고 보고 자신사퇴와 임명철회를 요청했으나 윤 대통령이 김 장관을 임명 강행한 것에 강하게 유감을 표한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의원은 "민주당은 김 장관을 전체회의에서 상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정했다"며 "김 장관은 오늘 회의장에서 나가주고 대신 차관 출석을 요청한다"고 했다.

같은 당 전해철 의원도 김 장관의 자료 미제출을 지적하면서 "제출해야 할 구체적 사유를 얘기했음에도 임대차 계약서 등등 자료를 내지 않은 경우는 10여년 의정생활하면서 처음"이라며 "노골적으로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경우는 형사 고발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민주당이 김 장관의 퇴장을 반복해서 요구하자 여당 간사인 김석기 의원은 "국민의힘은 김 장관을 통일 문제에 대한 전문성이 충분히 있고 소신을 갖춰 윤석열 정부 통일부 장관으로서 적합한 인물이라고 판단했다"고 두둔하면서 "문재인 정부에서도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 채택 없이 장관을 32명이나 임명했다"고 맞대응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역시 "통일부 장관에게 나가달라는 요구는 부적절하다"며 "(문재인 정부의) 정의용 전 통일부 장관 인사청문회 땐 강제북송에 탈북민을 우리 국민으로 간주하지 않았던, 헌법에 어긋나는 발언까지 했음에도 외교 장관에 임명돼 (국회에) 나왔을 때 청문회 일은 없던 것으로 하고 악수하고 축하해줬다"고 반발했다.

◇ B컷

일본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임박했는데도 '팻말 떼라' '못 뗀다' 승강이에 힘쏟은 여야

여야는 김 장관 외에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두고도 옥신각신했다.

민주당은 이날 회의장 의석에 놓인 노트북 앞면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 반대한다', '모두의 바다, 우리가 지킵시다'고 적힌 팻말을 붙이고 착석했다. 국민의힘은 회의 진행에 방해가 된다며 팻말을 제거해야 회의를 개의하겠다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소속인 김태호 외통위원장은 "불필요한 (팻말 등) 반입으로 회의 진행을 방해하면 안 된다는 국회법 조항이 있다"며 "의원들 스스로 피켓(팻말)을 거둬달라"고 했다. 그러자 황희 민주당 의원은 "정부와 여당을 향하는 메시지가 아니라 일본 정부에 반대한다는 메시지"라며 "국익 보호 차원에서 이 정도 메시지는 낼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불평했다.

여야의 신경전 속에 외통위 전체회의는 개의 시간인 오전 10시보다 1시간이 늦게 시작됐다. 여야 간사단이 1시간 가량 팻말을 두고 협상을 벌인 탓에 회의장에는 박진 외교부 장관과 김 장관 등 정부 측 인사만 남는 촌극도 빚어졌다.

결국 민주당이 팻말을 떼고 통일부 현안질의를 시작했지만 30분 만에 끝났다. 북한의 무력도발 위협이 갈수록 심화하는 상황에서도 국회가 겨우 30분 동안 통일부 업무보고와 현안질의를 마무리한 것이다.

외통위는 이날 오후 외교부 현안질의를 진행했다. 박 장관은 민주당 측이 제기한 오염수 불안론에 "(일본 동북 해상에서) 태평양을 시계방향으로 한 바퀴 돌아서 온다"며 "(한국 도달까지) 해류 거리는 2만km가 된다. 그것도 약 4~5년 걸려야 한반도로 유입된다"고 반박했다. 또 당초 검토와 달리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후쿠시마 원전 현장사무소에 한국전문가가 상주하지 않고 왕래하며 안전을 확인하기로 한 데 대해선, IAEA의 직원이 아니게 되므로 "독립적"이며 "더 나은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김미경·김세희·임재섭·한기호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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