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비용 걱정 말고 난자 얼려두세요"
20~49세 여성 300명 대상
임신 원하는 미혼여성 포함
생애 1회 최대 200만원 지원
보관·입원료는 대상서 제외
서울시 성동구에 거주하는 30대 여성 김 모씨는 당장 결혼 계획이 없지만 직장에서 자리를 잡으면 배우자를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을 생각이다. 향후 임신을 원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난자 동결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는데, 문제는 비용이었다. 김씨는 "혹시 몰라 조금이라도 건강할 때 미래를 준비하려고 난자 동결 시술을 알아봤는데, 회당 몇백만 원씩 하는 비용에 마음먹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씨와 같은 고민을 하는 여성을 지원하기 위해 서울시가 9월 1일 '난자 동결 시술 비용 지원'을 본격 시작한다. 대상은 서울에 거주하는 20~49세 여성 300명이다.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는 사업 중 전국 최대 규모다.
서울시 난자 동결 시술 비용 지원 사업은 초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3월 발표된 '오세훈표 저출생 대책 1호' 정책이다. 난자 동결 보존은 난자를 초저온 상태에서 냉동 보관해 생명 활동을 일시적으로 중단시킨 후 필요할 때 해동해 사용하는 방법이다. 수술 또는 약물치료로 난소 기능 저하가 예상되는 여성을 위해 개발됐으나, 최근에는 임신을 뒤로 미루고 싶어하는 여성이 많아지면서 난자 동결 시술이 보편화되고 있다.
실제로 난자 동결 시술 건수는 3년 새 2배가량 증가했다. 차병원 집계에 따르면 2019년 599건에서 지난해 1131건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또 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가 조사한 결과 미혼 여성 중 69.8%, 기혼 여성 중 64%가 난자를 보관할 의사를 보였다. 그러나 난자 동결 시술은 회당 250만~500만원으로 비용이 높은 드는 데다 건강보험 급여 항목에 해당하지 않아 전액 자비로 부담해야 한다.
해당 사업은 난자 채취를 위한 사전 검사비와 시술 비용의 50%를 지원한다. 생애 1회에 한정해 최대 200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다만 보관료, 입원료, 난자 채취와 상관없는 검사비는 제외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여성의 가임력 보존을 위한 난자 동결 시술비 지원은 장래 출산 가능성에 투자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는 의견을 반영한 것"이라며 "그동안 정책 테두리 밖에 있었지만 시민 수요가 많아 과감하게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사업의 지원 대상은 서울시에 거주한 지 6개월이 지난 20~49세 여성 300명이다. 일부에는 소득 수준(중위소득 180% 이하), 난소기능검사 점수가 적용된다. 9월 1일 이후 받는 시술부터 적용되며, 난자 채취를 완료한 후 신청할 수 있다. 자세한 자격 조건과 신청 방법은 다음달 1일 열릴 예정인 서울시 출산·육아 종합 누리집 '몽땅정보 만능키'(umppa.seoul.go.kr)에서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서울시는 24일 서울시청에서 국내외 19개 손해보험사를 회원으로 두고 있는 손해보험협회와 저출생 위기 극복 공동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협회가 난자 동결 시술과 다둥이 자녀안심보험 가입을 지원하는 내용이 담겼다. 업무협약은 저출생을 극복하려면 서울시의 노력에 더해 민간도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공감대에 따라 성사됐다. 협회는 서울시에 약 40억원을 기부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과거와 달리 여성의 출산 연령이 높아짐에 따라 난자 동결 시술에 대한 시민의 관심과 기대가 올라간 만큼, 미래의 출산을 준비하는 여성을 위해 임신과 출산이 행복한 선택이 되도록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7개 시도 가운데 합계출산율 꼴찌(0.59명)를 기록한 서울시는 저출생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권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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