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운전' 갓길 보행자 쳐 숨지게 한 30대 2심서 감형

창원지법 형사1부, 징역 8년→6년
재판부 "사고 부담금 입금 등 고려"

술에 취해 차량을 운행하다 갓길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한 30대가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창원지법 전경. 국제신문 DB

창원지법 형사1부(김국현 부장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도주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30대 A 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6년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9월 7일 오후 10시께 창원시 성산구 한 편도 3차선 도로에서 갓길을 걷던 40대 B 씨를 충격한 뒤 아무런 조치 없이 현장을 벗어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우측 차체와 사이드미러가 파손될 정도로 강한 충격으로 B 씨가 도로 옆 화단 풀밭까지 튕겨 나갔고 사고 약 3시간 뒤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A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114％로 조사됐다.

A 씨는 사고 후 가드레일 등 도로 시설물이나 동물을 충격한 것으로 알았다고 주장했지만 1심 재판부 판단은 달랐다.

1심 재판부는 “블랙박스 영상을 통해 사람을 충격한 사실을 확실히 알게 된 후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오히려 동승자와 상의해 범행을 은폐하려는 시도까지 했다”며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이에 검사와 A 씨 측 모두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 씨가 보험회사에 1억 1000만 원의 사고 부담금을 입금했고 보험사는 사망보험금 청구가 있으면 자동차 보험 약관에 따라 약 7억 원의 보험금이 지급된다고 회신했다”며 “나이와 형사처벌 전력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너무 무겁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