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달 남극 착륙 성공' 뭐가 그렇게 대단하길래
정확한 속력·시간 맞춰야 하는 '달 착륙', 4개국만 성공
한국, 작년말 달 궤도 진입…착륙 위해선 '추진기관 기술' 필요
인도의 무인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가 세계 최초로 달 남극 착륙에 성공했다. 앞서 탐사선을 달에 보낸 국가는 미국, 소련, 중국 등 세 개국 뿐이다. 매일 우리가 보는 달이지만, 이곳에 착륙하려면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인도가 처음 착륙한 남극은 자원 확보면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
인도 '찬드라얀 3호', 세계 최초 달 남극 착륙 성공
이로써 인도는 달 남극에 닿은 최초의 국가이자 미국, 옛 소비에트연방, 중국에 이어 네 번째로 달 표면 착륙에 성공한 국가가 됐다.
인도의 모디 총리는 찬드라얀 3호의 착륙 성공 후 연설에서 "이 성공은 모든 인류의 것이며, 앞으로 다른 나라의 달 탐사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남반구 국가를 포함해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번 착륙에 대해 미국 CNN은 "우주 분야 글로벌 초강대국으로서 인도의 위상을 확고하게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또 로이터는 "(찬드라얀 3호의) 성공적인 달 착륙은 모디 정부가 민간 우주 산업 투자를 장려하고 있는 가운데 인도가 우주 강국으로 부상했음을 뜻한다"고 보도하는 등 외신은 착륙 성공을 높게 평가했다.
왜 하필 '남극'?
각국이 달의 여러 부분 중 남극에 주목하는 이유는 풍부한 자원 때문이다. 남극에는 수소, 메탄가스, 산소, 질소 등 여러 가스들과 금, 은, 백금, 마그네슘 등 자원이 존재한다. 이중 희토류 등 희귀한 자원의 경우 지구에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지질자원연구원 김경자 우주자원개발센터장은 CBS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온도가 매우 낮은 남극은 혜성, 소행성 등이 떨어졌을 때 바로 얼어버린다"며 "이 때문에 외부에서 유입되는 자원이 거의 안 나가고 계속 쌓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달의 다른 곳은 자원이 많지 않고 북극은 아직 연구가 덜 진행됐다"며 "남극이 여러 연구를 통해 여러 희귀자원이 많다는 것이 확인됐기 때문에 여러 나라들이 착륙을 시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로 인해 남극 개발에 더 치열한 글로벌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김 센터장은 "현재 우주법은 땅의 개발자가 채굴한 자원을 소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면서 "결국 달에서의 영역 확보와 자원 개발 등에 관심이 있는 여러 나라들이 경쟁하며 지금보다 경쟁이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달 착륙, 어려운 이유
앞서 많은 국가들이 남극을 비롯한 달 착륙에 시도했지만 실패를 겪었다.
지난 20일 우주강국 러시아의 무인 달 탐사선 '루나 25호'는 달 남극 착륙을 시도했지만 애초 예상 궤도에서 벗어나며 달 표면에 추락했다.
또 지난 4월 일본 민간우주기업 아이스페이스의 '하쿠토-알'이 달 착륙 시도 중 월면에 충돌했으며 2019년에는 이스라엘 민간기업 스페이스일의 '베레시트'가 착륙에 실패했다.
이렇듯 달 착륙에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는 착륙 과정에서 속력과 시간이 모두 정확하게 맞아 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우주탐사체계설계부 천이진 부장은 CBS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달은 공기가 없기 때문에 속도가 계속 증가하는데 착륙을 위해서는 정확한 시점에 정확한 속도로 줄여야 한다"며 "그런 것들이 하나라도 어긋나면 원하는 결과를 못 얻어내기 때문에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착륙선은 비행기와 달리 연료가 제한적이라 착륙하다가 안 되면 다시 올라갈 수가 없다"며 "한 개라도 삐끗하면 바로 실패하는 것"이라고 했다.
현장에 대해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는 것도 착륙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착륙하고자 했던 곳에 바위나 크리이터(달 표면에 움푹 들어간 곳)이 있으면 그 자리에 착륙할 수 없기 때문이다. 천 부장은 "달 착륙은 여러 현장 상황에 따라 처음 계산대로 가기가 어렵다"며 "인도는 성공을 위해 매우 많은 실험, 검증 등으로 준비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국, 아직 '달 착륙' 논하기는 일러
현재 한국은 아직 달 남극에 도달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착륙에 필요한 '우주 추진기관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로켓이 지구를 벗어나 움직일 때는 지구에서 사용하는 것과는 다른 추진기관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탐사선의 달 착륙을 위해서는 우주에서 사용할 추진기관 기술이 반드시 확보되어야 한다.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권세진 교수는 CBS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주 관련 기술들은 원칙적으로 해외에서 기술 도입이 안 된다"며 "우리나라는 다른 부분의 기술들은 대체로 확보했거나 4~5년 안에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지지만, 우주 추진기관 기술의 국내 개발은 아직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달 남극 착륙에 성공하려면) 우리나라는 확보하지 못한 기술이 있기 때문에 그 기술 개발을 위해 현재 논의되고 있는 것보다 조금 더 많은 예산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정부에서는 달 착륙 사업에 약 1억 달러의 예산을 투입하는 방향으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예산 규모는 2019년 달 착륙을 목표로 했으나 결국 실패한 이스라엘 민간 우주기업이 사용한 금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권 교수는 "그래도 우리나라는 우주강국들에 비해 우주개발을 훨씬 늦게 시작했지만 많이 따라잡은 것은 사실"이라며 "우리나라도 목표를 잘 설정을 해서 우주개발 계획을 세워나간다면 충분히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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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조수민 인턴기자 nocutnew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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