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구본길 "개인전 4연패·AG 통산 최다 금메달 위해 노력"
(진천=연합뉴스) 장현구 유지호 기자 = 한국 남자 펜싱 사브르의 간판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에게 중국 항저우는 정복해야 할 '기록의 땅'이다.
구본길은 24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을 30일 앞두고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에서 대한체육회가 마련한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이번 아시안게임은 기록을 많이 세울 수 있는 대회"라며 "개인전 4연패에 한국 선수 최다 금메달을 세울 수 있는 대회"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어 "이런 기회는 누구에게나 주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기에 최선을 다해 꼭 기록을 달성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구본길은 2010 광저우,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사브르 개인전 3연패를 달성했다.
이미 2012년 런던 올림픽과 2020 도쿄 올림픽 사브르 단체전에서 금메달 2개를 획득한 한국의 대표 검객으로서 이제 선수 인생의 황혼기를 맞아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전 4연패라는 금자탑에 도전한다.
구본길은 또 항저우에서 개인전과 단체전을 휩쓸면 아시안게임 통산 금메달을 7개로 늘려 수영의 박태환(은퇴) 등 3명이 보유한 역대 한국인 아시안게임 최다 금메달(6개) 기록을 넘어서는 신기록을 작성한다.
그는 "진짜 마지막이라고 여기고 정신력으로 이겨내다 보면 꿈이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오상욱(대전광역시청)과 개인전 금메달을 놓고 맞붙는다면 5년 전 아시안게임 때보다는 마음이 좀 더 편해져 좋은 성적을 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예상했다.
구본길은 당시 결승에서 오상욱을 15-14, 1점 차로 꺾고 3연패를 달성했다.
그는 한국 펜싱의 강점으로 팀워크(조직력)를 첫손에 꼽으면서 "우리나라는 개인전도 강하지만 서로 소통하는 팀워크가 워낙 좋다 보니 단체전에서도 좋은 성적을 낸다"고 짚었다.
펜싱 여자 에페 대표팀의 대들보인 송세라(부산광역시청)는 "개인전에서는 지금 세계랭킹 1위인 비비안 콩(홍콩)을 가장 경계하고 있으며 단체전은 아무래도 중국에서 하다 보니 개최국인 중국을 경계한다"며 아시안게임 대비 전략을 설명했다.
송세라는 2020 도쿄 올림픽 에페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고,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개인전과 단체전 2관왕에 올랐다.
처음으로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송세라는 "현재 아킬레스건 부상이 있어 중점적으로 치료하고 훈련에 임해야 할 것 같다"며 "비디오 분석과 데이터 분석도 충실히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송세라는 "펜싱 드라마 '스물 다섯 스물 하나' 덕분에 많은 분이 관심을 보여주셔서 좋게 생각하고 있다"며 달라진 시선을 반기기도 했다.
도쿄 올림픽을 거쳐 '국민 삐약이'로 사랑받은 탁구의 신유빈(대한항공)은 "팬들의 관심은 제게 부담이 아니라 오히려 더 힘을 내서 열심히 훈련할 수 있는 원동력"이라며 의젓한 소감으로 말문을 열었다.
첫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많이 설레기는 만큼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던 신유빈은 "손목 부상으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에 못 나갈 상황이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아시안게임이 1년 연기되는 행운이 제게 찾아와 행복하게 준비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1년간 손을 쓰지 못해 웨이트 트레이닝 중심으로 운동을 많이 했는데 순발력이 좋아진 것 같다"며 "출전하는 모든 종목에서 다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달 19세가 된 신유빈은 이번 대회를 거치며 따로 불리고 싶은 애칭이 있느냐는 물음에 "제 생각엔 나이만 든 것 같고 하는 파이팅이나 기합은 똑같아서 아마도 똑같은 수식어가 붙지 않을까 싶다"며 답해 좌중을 웃겼다.
'삐약이'는 신유빈의 기합 소리가 병아리 우는 소리 같아서 붙은 애칭이다.
신유빈은 중국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이 경기력에 크게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며 "훈련한 내용이 경기에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집중할 예정"이라고 했다.
신유빈과 혼합복식에서 짝을 이루는 임종훈(한국거래소)은 "두 번째 아시안게임인데 이번에는 주전으로 많이 나서야 하는 만큼 금메달을 많이 따고 싶다"며 "중국의 관중 등을 떠올리며 계속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고 있다"고 '만리장성' 대비책의 일부를 공개했다.
이어 "곧 아시아선수권대회(9월 3∼10일)가 강원도 평창에서 열리는데 일단 중국, 일본 선수들에게 쉽게 지지 않는 게 중요하며 어느 정도 기세를 이어가야 아시안게임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수집을 당면 목표로 제시했다.
cany9900@yna.co.kr, jee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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