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임단협 부결···현대차는 '파업 기로'

박호현 기자 2023. 8. 24.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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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실적이 크게 개선된 자동차·조선 업계 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HD현대중공업(329180) 노조는 기본급과 성과급 모두 큰 폭으로 인상된 합의안에 퇴짜를 놓았고 교섭 결렬을 이어간 현대자동차 노조도 파업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HD현대중공업 사측 역시 한화오션에 임금 수준을 맞췄지만 최근 조선업 호황에 노조 역시 물러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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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실적에 깊어진 노사 갈등
"경쟁사보다 임금 인상폭 적어"
노사 잠정합의안에 69% 반대
현대차는 25일 파업 찬반투표
다음주 임단협 실무교섭 재개
현대자동차 노사가 6월 13일 울산공장 본관에서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상견례를 갖고 있다. / 현대자동차
[서울경제]

최근 실적이 크게 개선된 자동차·조선 업계 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HD현대중공업(329180) 노조는 기본급과 성과급 모두 큰 폭으로 인상된 합의안에 퇴짜를 놓았고 교섭 결렬을 이어간 현대자동차 노조도 파업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24일 HD현대중공업 노사의 2023 임금 및 단체교섭 잠정 합의안이 24일 열린 조합원 대상 찬반투표에서 부결됐다.

이날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오전 7시부터 자정까지 전체 조합원 대상 잠정 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한 결과 전체 조합원 6438명 중 5967명이 투표, 4104명(68.8%)이 반대해 부결됐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기본급 12만 원(호봉 승급분 3만 5000원 포함) 인상과 격려금 350만 원, 미래조선산업 전환을 대응을 위한 태스크포스(TF) 구성, 신규 채용 등 포함한 일치안을 만들고 조합원 대상 투표에 부쳤다.

HD현대중공업 노사의 잠정 합의안이 부결된 것은 경쟁사인 한화오션의 높은 임금 인상 때문으로 풀이된다. HD현대중공업 사측 역시 한화오션에 임금 수준을 맞췄지만 최근 조선업 호황에 노조 역시 물러서지 않았다. 한화오션은 △기본급 11만 1223원 인상(호봉 상승분 2만 3223원 포함) △근속 수당 구간별 5000원 인상 △자기 계발비 매월 환산 3시간 인상 지급 △격려금 300만 원 등으로 최근 합의를 봤다. 자기 계발비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한화오션의 기본급은 16만 원 안팎으로 평가된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노사가 최선을 다해 마련한 잠정 합의안이 부결돼 매우 안타깝다”며 “교섭 마무리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005380) 노조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현대차 노조는 25일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하기로 한 가운데 다음 주부터는 임단협 실무 교섭도 재개한다. 정년 연장, 성과급 상향 등 현안에 대한 노사 입장 차가 매우 커 파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앞서 노조는 18일 임단협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중노위가 노사 이견이 크다고 판단해 조정 중지를 결정하고 조합원 투표에서 쟁의안이 가결되면 노조는 파업권을 얻어 파업을 진행할 수 있다. 중노위 조정 중지 결정은 28일께 내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노사는 6월부터 17차례 협상을 했지만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노조는 올해 기본급 18만 4900원(호봉 승급분 제외) 인상, 성과급으로 전년도 순이익 30%(주식 포함) 지급, 상여금 900% 등을 요구했다. 별도 요구안으로 현재 만 60세인 정년을 국민연금 수령 시기와 연동해 만 64세로 연장하는 내용도 제시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142조 매출과 9조 8198억 원의 영업익을 내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HD현대중공업도 조선업 호황에 들어서며 상반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대외적으로는 정년 연장이 협상의 뇌관으로 비쳐지고 있지만 결국 성과급 지급 방식이 키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현대차의 50세 이상 임직원의 비율은 43.72%다. 퇴직이 임박한 조합원들에게는 정년 연장이 중요하지만 젊은 조합원들의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 노조 내부에서도 조합원 연령에 따라 정년 연장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 노조가 요구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진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호현 기자 greenlight@sedaily.com서민우 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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