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프티피프티→유준원, 늘어나는 ‘헬리콥터맘’ 치맛바람에 우는 가요계 [SS초점]

조은별 2023. 8. 24.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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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피프티 피프티 (FIFYT FIFTY)가 13일 서울 강남구 일지하트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MBC 오디션 프로그램 ‘소년 판타지’ 유준원. 사진 | MBC


[스포츠서울 | 조은별기자]얼마 전 연예기획사를 차린 제작자 A대표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당시 유명 걸그룹 멤버 B를 영입하기 위해 만난 B의 어머니는 A대표에게 “계약금은 물론 새로운 회사의 지분 10%를 달라”고 당당하게 요구했다.

B는 해당 걸그룹에서 독보적인 비주얼과 예능감으로 당시 주가를 높이고 있었지만 자본금 없이 지분을 달라고 할 정도의 위상은 아니었다. 결국 A대표는 B영입 계획을 철회했다. 1세대 유명 보이그룹의 매니지먼트를 도맡으며 산전수전을 겪은 A대표는 “20년 연예계 생활동안 B엄마같은 부모는 처음 봤다”며 “최근 피프티피프티 사태나 판타지보이즈의 유준원 사태를 보니 남 얘기 같지 않다”고 혀를 내둘렀다.

가요계에 ‘헬리콥터맘’이 늘고 있다. ‘헬리콥터맘’은 착륙 전의 헬리콥터가 뿜어내는 바람이 거세듯 거센 치맛바람을 일으키며 자녀 주위에서 맴도는 어머니를 빗댄 신조어다. 과거에는 주로 자녀의 학업성취를 위해 물불 안 가리는 학부모를 뜻했지만 K팝 가수가 선망의 직업이 되고 가수가 되기 위해 어린 나이에 연습생 생활을 하는 가수들이 늘어나면서 가요계에도 ‘헬리콥터맘’이 적지 않게 늘었다는 전언이다.

연예제작자들은 그룹생활을 하는 아이돌 멤버의 부모들 중 한 두명은 ‘헬리콥터맘’이라고 입을 모았다. K팝 아이돌 그룹의 특성상 합숙 및 단체 활동이 필수인데 일부 소수의 ‘헬리콥터맘’들이 “내 자식 때문에 팀이 인기를 얻었다”고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회사가 내 자식만 챙기지 않는다”고 어깃장을 놓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는 것이다. 심할 경우 소속사와 대립하고 팀에서 탈퇴해 그룹에 균열이 발생하거나 와해되는 경우도 있다.

지난 22일 팀에서 제명된 판타지보이즈의 유준원의 경우 이 팀을 배출한 MBC 오디션 프로그램 ‘소년판타지’의 제작사 펑키스튜디오, 소속사 포켓돌스튜디오(포켓돌) 등과 수익 분배요율을 놓고 이견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포켓돌 측은 “유준원의 어머니가 오디션에서 1등을 차지했다는 이유로 6:4의 수익 배분을 요구했다”며 회사와 유준원 어머니와 나눈 휴대전화 메시지를 공개했다. 해당 메시지에서 유준원 어머니는 “콘서트, 방송뿐만 아니라 음원, 음반 굿즈 등 모든 정산에서 준원이가 6이고 회사가 4입니다. 잘못 전달된 거겠죠? 이렇게 아님 계약 못할 것 같아요”라고 적었다.

유준원 측은 ‘소속사가 고액의 고정비를 감수하도록 요청했다’고 주장했지만 포켓돌 측은 “고정 비용은 우선 절반을 회사가 부담하고 나머지 절반 또한 판타지 보이즈의 연예활동으로 인한 전체 매출에서 멤버 별로 1/12씩 우선 공제되는 것이므로 만약 연예활동으로 인한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전액 매니지먼트사가 부담하고 멤버들에게 부담시키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결국 어머니와 소속사의 갈등으로 유준원은 두 차례에 걸쳐 무단이탈했고 판타지보이즈는 유준원을 제외한 11인조로 9월21일 정식 데뷔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유준원 변호인 측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소속사가) 일부 메시지만 주장의 근거로 쓰고 있다”며 “이미 소속사와 신뢰가 깨진 상태에서 활동 참여를 중단했기 때문에 ‘무단이탈’이 아닌 ‘한시적 협력의 중단’으로 봐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최근 가요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피프티피프티 사태 역시 대외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부모의 개입이 한몫했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결정적으로 멤버들의 가족 이름으로 ‘피프티피프티’ 상표권을 등록한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이같은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 연예관계자는 “과거 동방신기 멤버들이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와 분쟁했을 때도 멤버들의 부모들이 자식들을 앞세워 사업을 하겠다는 욕심이 부각됐다. 하지만 당시 동방신기 멤버들이 절정의 인기를 누렸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이제 갓 데뷔한 팀까지 부모들이 나서는 형국”이라며 “어린 자녀의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은 잘 알지만 지나친 관심은 과유불급이다. 유준원의 경우처럼 데뷔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팀이 자리잡을 때까지 회사를 믿고 자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mulga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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