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부천국제만화축제 개막...‘윤석열차’ 갈등 빚은 문체부는 후원 빠져

부천국제만화축제 기자간담회에서 만화축제 캐릭터(가운데 빨간색) 등과 코스튬플레이어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제공

국내 최대 만화 축제인 부천국제만화축제(BICOF)가 내달 14~17일 열린다. 지난해 정치 풍자 카툰 ‘윤석열차’ 논란 이후 처음 열리는 대규모 행사다. ‘윤석열차’로 한국만화영상진흥원과 갈등을 겪은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번 축제 후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만화진흥원은 2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26회 부천국제만화축제 관련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올해 축제의 주제는 ‘만화, 마음을 열다’다. 신종철 원장은 “최근 사회가 흉포해지면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어떻게 마음을 열고 소통할 것인가, 상처받은 사람들과 어떻게 함께할 것인가가 사회의 중요한 테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축제의 후원 명단에는 문체부가 없다. 문체부는 지난해 전국학생만화공모전에서 윤석열 정부를 풍자한 카툰 ‘윤석열차’가 금상을 수상하자 “만화진흥원에 유감을 표하며 엄중히 경고한다”는 입장을 냈다. 올해도 전국학생만화공모전은 열렸지만, ‘대상’은 문화체육부 장관상에서 경기도지사상으로 변경됐다. 신 원장은 “많이 아쉽게 생각한다. 저희는 공공기관이고 정파적 성격이 없다. 상호 신뢰를 회복해 함께하는 축제를 만들자고 논의할 생각”이라고 했다.

기자간담회에서 발언 중인 신종철 한국만화영상진흥원장. 진흥원 제공

국가인권위원회는 올해 초 정치적인 주제를 다룬 만화를 공모전 심사에서 제외하는 것은 예술의 자유, 표현의 자유 관점에서 맞지 않다고 밝혔다.

올해 축제에서는 창작음악제 ‘싱잉 비코프(Singing BICOF)’를 시작으로 만화 전시, 국내외 유명 만화 관계자들이 참여한 콘퍼런스, 만화 마켓 등이 열린다.

만화 전시는 ‘2023 부천만화대상’ 수상작들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올해 대상 수상작은 이하진 작가의 웹툰 <도박 중독자의 가족>이다. 도박 중독에 걸린 가족 구성원으로 인해 작가가 겪었던 수년간의 고통스러운 경험을 담담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신인만화상은 <요나단의 목소리>(정해나), 해외작품상은 <침묵 공장>(상드린 르벨·테아 로즈망)이 받았다.

김한솔 기자 hansol@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