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에서 시진핑이 모디 꺾었다...사우디·에티오피아 등 6國 새 멤버로

23일(현지시각)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고 있는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석한 시진핑(가운데) 중국 국가주석./로이터 연합뉴스

브릭스(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신흥 경제 5국)의 새 회원국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이란·아랍에미리트(UAE)·아르헨티나·이집트·에티오피아 등 6국이 선정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브릭스 회원국을 늘려 G7(7국)을 능가하는 정치·경제 협력체를 만들고자 했는데, 이런 구상이 이뤄진 것이다. 브릭스의 회원국 확대는 2010년 남아공 가입 이후 13년 만이다.

중국 국영 CCTV는 24일 “브릭스 정상들이 제15차 전체회의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열고 새 회원국 6국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회원국 확대는 내년 1월부터 발효된다. 브릭스는 향후 정식 회원국 이외에 ‘파트너 국가(BRICS partner country)’ 정책도 도입할 계획이다.

전날 날레디 판도르 남아공 국제관계협력부(외무부) 장관은 부처에서 운영하는 라디오 방송을 통해 “브릭스 정상들은 회원국이 되기 원하는 국가들에 적용할 원칙과 지침, 절차를 담은 문서를 최종 채택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브라질 뉴스포털 UOL을 인용해 “브릭스 정상들은 지리적 요인을 최우선 가입 기준으로 삼아 새 회원국을 선정했다”고 전했다.

앞서 중국이 주도한 브릭스 회원국 확대는 인도가 제동을 걸어 즉각적인 추진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로이터통신은 “정상들이 브릭스 외연 확대에는 지지를 표명했지만, 확대 속도에 대해서는 의견 차이가 컸다”고 전했다. 인도는 브릭스 확대 대상에 이란과 베네수엘라는 제외하고, 회원국이 되려면 국제 제재 대상이어서는 안 된다는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1인당 국내총생산(GDP) 등 경제 기준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냈다고 한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또한 “브릭스는 G7이나 G20(20국)의 대항마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브릭스 5국의 협상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23일 정상들의 기자회견이 취소되고, 합의문 서명이 지연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브릭스 회원국 확대가 실현된 만큼 중국은 향후 브릭스 키우기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시진핑은 23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샌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 전체회의에서 “브릭스 확장을 가속해 더 많은 국가를 ‘브릭스 가족’으로 끌어들여야 한다”고 했다. 이번에 회원국으로 선정된 6국 외에도 베네수엘라·말레이시아·베트남 등 17국이 브릭스에 가입 요청을 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