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日오염수 방류 '디데이', 대형마트 수산물 코너 북적인 까닭

박미선 기자 2023. 8. 2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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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미선 기자=24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첫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있는 한 대형마트 수산물 코너에 사람들이 장을 보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일본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오염수를 해양 방류하기 시작한 첫날인 24일 오후 3시. 평일 오후 시간임에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있는 한 대형마트 수산물 코너에는 적지 않은 소비자들이 모여 장을 보고 있었다.

이날 이 대형마트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수산물 안전을 우려하는 소비자를 위해 ▲방사능 안전 검사 체계를 운영 중이고 ▲일본산 수산물을 취급하지 않으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전 사전 비축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수산물 코너에 크게 붙여 놓았다.

수산물 코너 판매 담당 직원 A 씨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로 생선이 안전한지 묻는 소비자들이 더러 있긴 했지만, 오늘 방류하는 것인 만큼 바로 영향이 있는 것도 아니지 않느냐"며 "방사능 검사를 철저히 한 상품만 취급한다고 알리고 있어 오늘 특별히 매출에 영향이 있거나 손님이 줄어든 건 아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박미선 기자=24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첫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있는 한 대형마트가 수산물의 안전성을 알리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실제 이날 수산물 코너에서는 다양한 생물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을 여럿 만날 수 있었다.

광어 초밥을 쇼핑 카트에 담은 30대 B씨는 "아이들이 오늘 방류 전 마지막 초밥을 먹고 싶다고 해 사러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아무리 방사능 검사를 해 안전한 수산물만 들여온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생선을 대체할 영양소가 든 먹거리를 찾게 될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전복 생물을 구매한 50대 C 씨는 "오늘이 디데이(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시작 날)니까 생물을 샀지, 안 그랬으면 방류 전 비축해 놓은 냉동을 구매했을 것"이라며 "당장은 생물을 사먹어도 앞으론 원산지도 꼼꼼하게 보고, 오염수 방류 전 냉동해놓은 생선을 주로 사먹을 계획"이라고 했다.

이에 반해 앞으로 개의치 않고 수산물을 사먹겠다는 이들도 다수 있었다.

이날 국산 임연수를 쇼핑 카드에 담은 60대 D 씨는 "오염수를 희석한 후 방류한다고 하는데 걱정될 게 뭐가 있겠나"라며 "수산물은 없어서 못 먹지, 오염수가 걱정돼 못 먹진 않을 것이고 앞으로도 거리낌 없이 사먹을 생각"이라고 했다.

도쿄전력은 오염수를 바닷물로 희석해 순차 방류한다는 계획이다. 24일에만 200t이 방류된다. 방류가 순조롭게 진행되면 일일 방류량을 500t으로 끌어올린다. 24일부터 17일간 7800t이 방류될 예정이고, 다음 달 중순 첫 방류가 마무리된다.

실제 이날 도쿄전력은 방류를 위해 1t의 오염수를 1200t의 바닷물로 희석했다. 여기서 표본을 채취해 방사성 물질인 트리튬(삼중수소) 농도를 측정한 결과, 1ℓ 당 43~63베크렐(㏃)이었다. 국가 안전기준 1ℓ 당 1500베크렐 미만 조건을 만족해 안전하게 방류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서울=뉴시스] 박미선 기자=24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첫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있는 한 대형마트의 소금 매대에 소금이 쌓여있는 모습.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지난 6월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출 시운전에 나서자 국내에선 때 아닌 '천일염 사재기'가 일어났었다. 오염수를 방류하기도 전부터, 천일염을 사들여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선 '천일염 품절'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이날 방문한 마트에는 "천일염 수요 증가 및 생산량 한계로 물량 수급이 어렵다"며 '천일염 품절 안내' 푯말이 소금 매대 코너에 큼직하게 붙어 있었지만, 매대는 지난 6월과 달리 천일염 상품이 품절되지 않고 쌓여있는 모습이었다.

[서울=뉴시스] 박미선 기자=24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첫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있는 한 대형마트 수산물 코너에 사람들이 장을 보고 있다.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대형마트업계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로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수산물 방사능 검사를 강화하고 나섰다.

롯데마트는 지난 2월부터 후쿠시마 원전수 방류에 대한 전략을 수립했다. 산지에서 매장에 상품이 입고되는 전 단계별로 수산물 안전성 검사 체계를 구축해 시행 중이다.

더불어 마곡에 있는 롯데중앙연구소 안전센터에서는 매주 해역별로 대표 어종의 시료를 전달받아 '세슘'이나 '요오드'와 같은 방사능 핵종 정밀 검사를 하는 수산물 안전성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마트도 지난 1월부터 수산물 '방사능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해 시행 중이다. 방사능 안전관리 대응 단계는 평시-주의-경계-심각 총 4단계로 운영되고, 평시의 경우 검사 대상 어종 중 최대 50%를 샘플링 검사한다. 주의는 최대 75%, 경계는 최대 100% 샘플링 검사를 진행하며, 심각의 경우 판매 중단 조치를 내리게 된다.

지난 6월 말부터 대상 어종 중 최대 50%로 샘플링 건수를 상향해 검사를 진행하고 있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이후 단계 조정 여부는 현재 검토 중이다.

홈플러스는 국내산 수산물을 공급하는 업체에서 자체 검사를 통해 안전이 확인된 상품 만을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모든 업체들에게 상품 검사서를 함께 제출하도록 의무화하기로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nl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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