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美상무장관 방문 앞두고 "경제·무역 이견 해소 기대"(종합)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정성조 특파원 = 중국이 대(對)중국 경제·무역 현안을 담당하는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의 27∼30일 중국 방문을 앞두고 양국의 경제·무역 관계 개선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수줴팅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24일 브리핑에서 '러몬도 장관과 어떤 화제에 관해 토론할 예정인가'라는 질문에 "중국은 우려하는 경제·무역 문제에 관해 미국에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며 "미국과 경제·무역 이견을 해소하고, 실무적인 협력과 심도 있는 토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 대변인은 이어 "중미 경제·무역 관계는 본질적으로 호혜적"이라며 "협력은 양국과 양국 인민의 근본 이익에 부합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최근 양측의 무역·투자가 일련의 일방·보호주의적 조치 같은 일부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해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중국은 계속해서 미국에 경제·무역 관련 우려를 전하고, 기업이 무역·투자 협력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며, 공평하고 안정적인 영업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관영 매체들 역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의 영문 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미국과 중국이 러몬도 장관의 방문을 계기로 실질적인 부분에서 공감대를 형성하고 추가 협상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면 이번 방문이 미·중 관계 회복에 건설적인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문가 견해를 소개했다.
중국 사회과학원의 뤼샹 연구원은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러몬도의 방중은 양국 관계 개선에 대한 미국의 진정성 여부를 확인하는 리트머스 시험지"라고 평가했다.
뤼 연구원은 "이번 방문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할 수는 없다"면서도 "미국 재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러몬도가 실무 분야에서 중국과 어느 정도 합의를 해 다음 단계 협상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면 중·미 관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영 환구시보도 '러몬도의 방중은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고 실질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미·중 관계 개선에 대한 희망을 드러냈다.
신문은 최근 중국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재닛 옐런 재무장관, 존 케리 기후특사 등에 비해 러몬도 장관은 미·중 이해관계가 더 밀접한 산업 분야 수장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그의 방문에 특별한 관심과 기대가 모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러몬도는 자신의 권한 범위 내에서만 일을 할 수 있다"면서도 "현재 미국이 대중국 경제 무역 정책에서 수습해야 할 혼란이 많은 만큼 상무장관으로서 할 수 있고 해야 할 업무가 매우 많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아울러 미국 상무부가 최근 27개 중국 기업·단체를 '잠정적 수출통제 대상' 명단에서 제외한 점을 언급하며 미국의 호의적인 제스처라고 해석했다.
이번 방문이 양국의 소통 강화·관계 안정을 위한 조치 중 하나라는 주장도 나왔다.
베이징대 국제정치경제연구센터 왕융 주임은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과의 인터뷰에서 "러몬도의 방문은 미국 정부가 중·미 관계 안정을 위해 주도적으로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중국과 미국은 여전히 치열히 경쟁하고 있지만 경제·무역 문제에서는 여전히 많은 공동이익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왕 주임은 중국의 자국민 해외 단체여행 허용국에 미국을 포함한 것에 대해 러몬도 장관이 환영의 입장을 표명했다는 사실을 언급하고 "(이는) 중국과 미국이 상호작용과 소통을 개선하겠다는 긍정적 신호이자 중·미 공동이익의 일부"라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의 경제 제재 해제를 요구해온 중국의 기대와 달리 이번 러몬도 장관의 중국 방문도 앞선 미 고위급들의 방중 때와 마찬가지로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이달 9일(현지시간) 기존 반도체 관련 수출 통제에 이어 중국의 첨단 기술에 대한 미국 자본의 직접 투자까지 제한하면서 대중국 공세 수위를 높인 상황이다.
미국 정치권에서도 중국을 옭아맨 고삐를 쉽게 늦춰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원 외교위의 마이클 매콜 위원장(공화·텍사스), 영 김(공화·캘리포니아) 인도태평양소위 위원장, 미중전략경쟁특별위원장인 마이크 갤러거 의원(공화·위스콘신), 빌 해거티 상원의원(공화·테네시) 등은 19일(현지시간) 러몬도 장관에 보낸 서한에서 "중국에 대한 미국의 수출 통제 정책은 협상 대상이 돼선 안 된다"고 요구했다.
j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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