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고진 두번째 비행기 탔다… 자작극” “암살” 음모론 난무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2023. 8. 2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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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 반란을 일으켰던 러시아 용병회사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3일(현지시간) 비행기 추락 사고로 숨졌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자작극설' 또는 '암살설' 등 각종 음모론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보도에서 프리고진이 자신의 죽음을 가장하기 위해 비행기 추락을 연출했다거나 미국이 책임이 있다는 등의 근거 없는 이야기들이 인터넷상에 떠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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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뒤 두번째 비행기 있었다”
오른팔 우트킨 ‘동반 사망’에 의문도
“확인된 건 아무것도 없어”
(이고르 수쉬코 트위터 캡처)
무장 반란을 일으켰던 러시아 용병회사 ‘바그너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3일(현지시간) 비행기 추락 사고로 숨졌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자작극설’ 또는 ‘암살설’ 등 각종 음모론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보도에서 프리고진이 자신의 죽음을 가장하기 위해 비행기 추락을 연출했다거나 미국이 책임이 있다는 등의 근거 없는 이야기들이 인터넷상에 떠돌고 있다고 전했다.

이 중에는 모스크바에서 두 대의 비행기가 짧은 시차를 두고 이륙했는데, 프리고진은 추락하지 않은 두 번째 비행기에 타고 있었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이런 루머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어떤 주장도 (사실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런 음모론은 우선 프리고진의 시신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이 촉발했다. 러시아 정부는 탑승자 명단에 프리고진 이름이 있고 탑승자 10명 전원 사망했다고 밝혔지만, 유해가 확인됐다는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과거 프리고진이 ‘가짜 뉴스’를 통한 여론 조작의 중심에 있었다는 점을 상기하며 “아이러니하다”고 표현했다. 10여 년 전 프리고진은 ‘친러’ 여론을 퍼트리기 위해 ‘인터넷 리서치 에이전시’(IRA)를 설립하고, 여론을 조작하는 ‘트롤 농장’을 만들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이는 2016년 미국 대선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AP/뉴시스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도 “프리고진이 비행기에 실제 타고 있었는지에 대한 추측이 돌고 있다”며 “지금까지 프리고진이 사망했다고 알려진 유일한 증거는 비행기 탑승자 명단에 그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다는 것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프리고진 소유의 두 번째 비행기도 동시에 비행하고 있었는데, 이 비행기는 모스크바 인근의 오스타피예보 국제공항에 안전하게 착륙한 것으로 알려졌다”는 소문을 소개했다.

프리고진의 오른팔인 드미트리 우트킨이 사고기에 동승했다는 점도 음모론을 키웠다. 우크라이나 군사 블로거인 이고르 수쉬코는 프리고진이 죽었다는 사실을 대중에게 확인시켜 줄 사람조차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SNS에 “푸틴에 대항하는 쿠데타를 치밀하게 준비하고 엄청난 능력을 보여준 프리고진과 우트킨이 살해 될 그런 위치에 놓기에 될 것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렵다”며 성형 수술 등을 통한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 살아가지 않을까에 대해 의심했다.

반면 매디슨 위스콘신대학의 미하일 트로이츠키 교수는 “프리고진의 자작극일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면서 “프리고진의 죽음은 실제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했다.

그는 “프리고진은 전 세계에 걸쳐 러시아의 부정할 수 없는 활동의 중심에 있었고 전 세계적으로 많은 가치 있는 자산을 통제했다. 누군가는 경쟁 집단을 배제하고 바그너의 반격을 진압할 수 있는 능력에 베팅했을 것”이면서 암살을 의심했다.

반란 실패 후 조용히 지내던 프리고진이 최근 새롭게 용병 모집을 시도했다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시로 제거됐을 것이란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바그너그룹은 러시아 당국의 제지로 지난달 말부터 신병모집을 중단했는데, 21일부터 모집을 다시 재개했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지만 나는 놀라지 않았다”며 “러시아에서 푸틴이 배후에 있지 않는 일은 별로 일어나지 않는다”며 프리고진 사망 배후에 푸틴 대통령이 있음을 암시하는 발언을 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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