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분절 상승 심근경색증 환자 치료에 대한 새로운 지표 제시
고려대 구로병원 나승운 교수 연구팀, “다혈관 심근경색증 환자에서, 2회로 단계적 재관류 시술 시 생존율 높아”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나승운 교수 연구팀(나승운 교수, 박수형 교수, 최병걸 연구교수)이 심근경색증 환자의 치료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두 가지 중요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나교수 연구팀은 ST분절 상승 심근경색증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두 편의 다기관 무작위 대조군 임상연구를 발표했다.
ST분절 (ST 세그먼트)이란 심전도 그래프에서 심실의 수축을 의미하는 QRS파의 끝나는 점에서 심실 이완을 의미하는 T파의 시작점까지의 간격을 나타내는 부분이다. ST 분절은 좌심실벽의 활성화 (탈분극)와 회복 (재분극) 사이의 시간을 나타내며, 이 분절의 변화는 심장의 혈류 공급 상태나 심근세포의 손상 여부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 특히 ST분절의 기준선에서의 상승 또는 하강은 급성관상동맥 혈류의 차단 또는 유의한 감소에 의한 심장문제를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
또한 급성심근경색증의 경우 심전도에서 ST분절 상승 여부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진다. 특히 ST분절 상승 심근경색증은 심장의 큰 혈관이 혈전 또는 강력한 혈관 수축 등을 원인으로 폐쇄돼 발생하며, 두 명중 한 명은 2개 이상의 협착 또는 폐쇄 병변을 가진다.
나승운 교수 연구팀은 첫 번째 ‘이중-항혈소판제와 삼중-항혈소판제 사용의 치료효과 분석’, 두 번째 ‘다혈관 관상동맥 환자 군 중 일시에 전체 재관류 시술 받은 군과 단계별 재관류 시술을 받은 환자 군의 임상연구결과 비교’ 까지 총 두 가지의 연구를 진행했다.
첫 번째 연구인 Siloam Trial 에서는 한국과 중국의 15개 센터에서의 총 98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ST분절 상승 심근경색증 환자 중 이중-항혈소판제(아스피린[Aspirin], 클로피도그텔[Clopidogrel])과 실로스타졸 (Cilostazol)을 포함한 삼중-항혈소판제의 치료 효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이중항혈소판제와 비교해 삼중항혈소판제 환자 군은 심근경색 후 1년 간 추적관찰에서 사망과 심근경색의 재발 등과 같은 주요심혈관사건(major advance cardiovascular event)발생에서 두 군 사이의 차이는 없었지만, 삼중항혈소판제 환자 군에서 두통과 출혈의 증가 등과 같은 부작용 발생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두 번째 연구인 COCUA Trial에서는 다혈관 관상동맥 질환을 동반한 ST분절 상승 심근경색증 환자에서, 일시에 전체 재관류 시술을 받은 군과 2~3일 간격으로 단계별 전체 재관류 시술을 받은 군의 임상 연구결과를 비교하였다. 22개의 센터에서 모집된 248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심근경색 이후 1년간의 임상결과를 분석했을 때, 단계별 전체 재관류 시술를 받은 환자들에서 사망률이 낮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나승운 교수는 “ST분절 상승 심근경색증의 치료에 있어서 2차 심혈관사건의 예방을 위해 항혈소판제의 사용은 매우 중요하다. 삼중항혈소판제의 사용은 이중항혈소판제 보다 혈전 생성을 예방하는 효과가 더 좋을 수 있지만, 출혈과 같은 합병증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항혈소판제제 사용의 효능과 부작용의 경계를 확인하고 ST분절 심근경색증 환자의 항혈소판제제 사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는 연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수형 교수는 “ST분절 상승 심근경색증의 치료는 증상 발현 이후 빠르게 수술 또는 시술로 병변을 재개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2개 이상의 혈관에 치료를 요하는 다혈관질환 환자의 경우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1회 시술로 모든 병변을 치료하는 경우와 2회로 나누어 시술하는 경우가 있다. 시술 자체가 환자에게 무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인데 이러한 이유로 일시-재관류시술과 단계적 재관류 시술의 선택은 다혈관 심근경색증 치료의 난제 중 하나였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다혈관 병변 심근경색증환자의 치료를 위한 중요한 근거를 마련했다”고 본 연구를 평가했다.
이번 연구 성과들은 국제학술지인 미국심장저널(American Heart Journal) 2023년 최신호에 각각 게재됐다.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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