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사도광산, 야스쿠니 참배 등 한·일 갈등 요소 줄줄이
다음달 세계유산위원회 회의 예정
일본이 24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강행하자 전국적으로 “핵폐수 투기 테러”, “바다는 일본의 쓰레기통이 아니다”라며 일본 정부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대학생 16명이 주한 일본대사관에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국민의 건강·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문제라는 점에서 한·일관계에도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뿐 아니라 한·일 관계에 악영향을 줄 갈등 요인들은 줄줄이 대기 중이라는 점이다.
당장 다음달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리는 제45차 세계유산위원회 회의를 계기로 일본의 과거사 인식은 다시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이 회의에서는 하시마(일명 군함도) 탄광을 포함한 ‘메이지 일본 산업혁명유산’의 보존상황 심사가 이뤄지는데 일본은 조선인에 대한 차별이 없었다는 입장을 재천명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심사 결과는 일제 강점기 조선인 강제동원 현장인 사도광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심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일본은 지난해 2월 사도관상의 세계유산 등재 신청서를 냈으나, 서류상 미비점이 확인돼 이를 보완한 신청서를 올해 1월에 다시 제출했다. 등재 여부는 내년에 결정된다. 과거사에 대한 반성이 없는 일본 태도에 다시 논쟁이 부각될 수 있다.
교도통신도 내달 심사와 관련해 “한국의 대응이 초점이 될 것”이라면서 “심사에서 논란이 일 경우 사도광산에 대한 한국의 태도가 강경해질 수 있다”고 관측한 바 있다.
오는 10월에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의 추계 예대제(제사)가 예정돼있다. 일본 보수 우익 정치인들은 매년 야스쿠니 신사의 춘계(4월) 및 추계(10월) 예대제와 태평양전쟁 종전일(8월15일)에 야스쿠니신사를 집단 참배해왔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2021년 10월 총리에 취임한 뒤 신사를 직접 참배하진 않았으나, 봉납을 이어오고 있다. 일본 각료와 국회의원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일제의 침략 전쟁을 옹호하는 행위로 해석돼 한·일 관계의 갈등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앞서 15일 일본 정치인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공물 봉납에 대해 외교부는 “일본의 책임 있는 인사들이 역사를 직시하고, 과거사에 대한 겸허한 성찰과 진정한 반성을 행동으로 보여라”면서 유감을 표했다.
윤석열 정부는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만들겠다면서 물컵의 반 잔을 먼저 채웠지만 일본 측의 과거사 문제에 대한 퇴행적 태도로 한·일관계의 갈등 요인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윤 정부가 일방적으로 발표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제3자 변제안도 당장 제동이 걸린 상태다. 일부 피해자들이 일본 측의 사실인정과 사과가 없는 3자 변제안을 거부하자 정부는 제3자 변제금 공탁 절차에 들어갔으나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파행을 맞았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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