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경제위기 파급효과는…"디플레 세계로 확산" vs "美영향 미미"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인 중국이 최근 심각한 부동산 위기 속에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에 진입하자 세계 경제에 미칠 파급 효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디플레이션이 전 세계로 확산할 수 있다고 내다봤고, 일각에서는 중국 경제 불안이 세계 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다른 한쪽에서는 중국에서 큰 위기가 발생하더라도 미국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진단도 제기됐다.
가라앉는 중국 경제…당국 처방도 미흡
중국은 현재 수출 등 교역 규모가 몇 달째 줄어드는 가운데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3%, 4.4% 하락했다.
두 지수 모두 나란히 뒷걸음질한 것은 2020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실업률 등 각종 경제지표도 부진한 가운데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확인되면서 성장률 전망치도 낮아지고 있다.
미국 대형은행 JP모건체이스는 최근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6.4%에서 4.8%로 낮췄다.
와중에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이 촉발한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가 부동산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상황이다.
이에 당국은 최근 소비 진작과 경기 부양을 위해 여러 대책을 내놨지만, 가라앉는 시장을 회복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디플레이션, 번져나갈 듯…인플레와 싸우는 서방엔 희소식"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발 디플레이션이 세계로 퍼져 나갈 수 있다고 내다본다.
23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에 따르면 세계적인 채권 운용사 핌코의 이코노미스트이자 상무인 티파니 와일딩은 "중국 경제 약세와 물가 하락이 글로벌 시장으로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방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맞서 싸우는 데에 단기적으로 좋은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와일딩은 "중국에서 미국으로 수입된 상품의 6월 가격은 작년보다 평균 3% 하락했고, 중국 소비재 생산자 가격은 5% 떨어졌다"며 "(중국의) 가격하락 추세가 미국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에덴트리 투자관리와 감마 자산운용도 최근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는 중국의 위상을 고려할 때 중국의 물가하락은 전 세계에 비용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분석을 인용하면서 "글로벌 물가 압력 완화 전망은 중국의 디플레이션 추락과 관련한 몇 안 되는 긍정적인 면"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크루그먼 "미국에 대한 영향은 미미"
중국의 위기 상황이 2008년 미국 등의 금융위기 때와 닮았지만 실제로 미국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최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칼럼을 통해 중국에 위기가 발생하더라도 미국이 중국 위기에 노출되는 정도는 놀라울 정도로 작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홍콩에 대한 미국의 직접 투자액은 2천150억 달러(약 285조원), 주식·채권 등 포트폴리오 투자는 5천150억 달러(약 684조원) 수준으로 미국 경제 규모에 비하면 소규모라는 것이다.
또 지난해 미국의 대중국 수출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1%도 안 되는 1천500억 달러(약 199조원)가량에 불과한 만큼, 중국이 위기에 빠져도 미국산 제품 수요에 미치는 직접적인 타격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역시 중국 경제위기로 원유 등 원자재 수요가 줄어들 경우 이는 인플레이션 완화 요인이 되는 만큼 작게나마 미국에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경제 영향력 여전히 무시 못 해
반면, 중국 경제의 영향력이 여전히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크기에 중국의 위기는 세계에 상당한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18조달러(약 2경3천900조원)의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 경제가 성장 동력을 잃을 경우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와일딩 상무는 "소비 주도 성장 모델로의 전환 시도와 서방과의 무역 긴장 등으로 중국과 글로벌 경제 간의 연결 고리에 변화가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여전히 세계의 제조 공장"이라고 평가했다.
도이체방크의 투자전략가 막시밀리안 울리어와 카롤린 라브는 CNBC방송에 중국 경제의 회복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최근 몇 주 동안 글로벌 시장에 암운을 드리웠다고 말했다.
이들은 "중국 중앙은행의 금리인하와 추가 재정 부양 약속이 중국 경제에 대한 유럽의 우려를 거의 진정시키지 못했다"며 "유럽 기업은 중국의 수요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수익의 약 10%를 중국에서 얻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는 중국 경제가 오는 4분기에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여전히 믿는다"며 "데이터가 개선되기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말했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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