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하이퍼클로바X' 한국어 집중은 '전략적 선택'…K-AI 생태계 만든다(영상)
네이버, '단23' 개최…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X' 공개
한국 시장 선점 위해 전략적 접근…"GPT 3.5와 성능비교시 승률 75%"
[더팩트|최문정 기자] 네이버가 AI 시대 리더십 굳히기에 나섰다. 자체 초거대 인공지능(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하고, 이를 활용한 다양한 AI 서비스를 준비하는 것을 넘어 스타트업,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AI 인프라 제공에도 나선다는 구상이다. 핵심 경쟁력은 역설적으로 '한국어 특화' 모델이라는 점이다.
네이버는 2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신규 초거대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했다. 아울러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한 검색 서비스 '큐(CUE):'와 AI 챗봇형 대화 서비스 '클로바X'도 소개했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를 외부 스타트업과 기업 고객에게도 제공해 신규 성장 동력으로 활용한다는 목표다.
◆ 네이버, 한국 특화형 모델은 '전략적 선택'…"GPT 3.5와 승률 75% 이상"
하이퍼클로바X의 가장 큰 특징은 한국어 기반 초거대 AI 모델이라는 점이다. 초거대 AI는 막대한 학습량과 인간의 두뇌활동을 닮은 알고리즘을 갖춰 여러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미 입력된 정보를 출력하는 것을 넘어 기존 정보를 바탕으로 새로운 내용을 만들기 때문에 '생성형 AI'로도 표현된다. 초거대 AI는 그 자체로 서비스는 아니지만, AI를 활용한 여러 서비스의 근간이 되는(백본) 일종의 인프라다. 하이퍼클로바X는 미국의 오픈AI가 제작한 초거대 AI 모델인 'GPT 3.5'에 비해 한국에 데이터를 6500배 이상 학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는 생성형 AI 시대에 '한국인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회사'라고 자부한다"며 "(외산 초거대 AI 모델과 달리) 자연스러운 한국어 표현과 한국 사회의 맥락과 제도, 법을 이해하고 있는 AI라는 점에서 하이퍼클로바X가 가장 큰 차별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네이버는 일각에서 하이퍼클로바X를 향해 제기한 '내수용 AI'라는 평가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아직 초거대 AI 시장이 초기 단계인 만큼, 가능성 있는 지역을 선점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하에 한국 시장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했다는 설명이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 기술총괄은 이날 컨퍼런스 기조연설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네이버는 세계에서 3번째로 초거대 AI 모델을 개발했다. 해외 유수의 기업과 비교해도 기술력은 밀리지 않는다"며 "실제로 오픈 AI의 GPT 3.5와 하이퍼클로바X의 성능을 비교했을 때, 승률은 75% 정도였다"고 해명했다.
성 기술총괄은 "초거대 AI는 데이터가 투입된 만큼 결과가 나온다"며 "모델 구축에 한국어 데이터가 들어간 만큼 한국어 구현 능력이 나오고, 한국인의 삶이 들어간 만큼 한국인의 삶이 나온다"고 말했다. 외산 초거대 AI 모델이 일부 측면에서 하이퍼클로바X보다 뛰어난 성능을 보이더라도 절대적인 한국어 학습량이 적기 때문에 성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네이버는 이날 한국어뿐만 아니라 영어나 일본어 데이터 확보에도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네이버는 오프라인 서버와 클라우드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서비스 '뉴로클라우드' 역시 보안에 민감한 국내 기업의 관심을 끌 것이라 자부했다.
최 대표는 "뉴로클라우드를 기업 데이터센터에 직접 설치해 사내망으로 하이퍼클로바X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로컬라이즈(현지화), 보안성, 커스터마이징에서 큰 강점이 있어 외산 서비스에 비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 초거대 AI 모델부터 데이터센터까지 '풀스택' 역량…'AI 얼라이언스' 구축 '속도'
네이버는 초거대 AI 시대의 자사의 강점으로 △검색을 중심으로 쇼핑, 콘텐츠, 결제 등으로 이어지는 서비스 생태계 운영 경험 △강력한 인프라 △양질의 데이터 등을 꼽았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날 컨퍼런스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개인 고객(B2C), 기업 고객(B2B), 대화형 서비스, 데이터센터 등 전체를 아우르는 올라운드 초거대 AI 서비스와 상품에 대한 준비를 마친 회사는 네이버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 대표는 "네이버는 다양한 AI 기반의 추천 기술을 검색, 쇼핑, 예약, 리뷰, 지도, 동영상 등 다양한 영역에 적용하며 기술을 고도화하고, 사용성을 강화하고 있다"며 "네이버가 경험한 사용자에 대한 이해, 서비스 운영 노하우, 기술 역량 등은 모두 현재 생성형 AI의 백본모델인 하이퍼클로바X의 경쟁력을 강력하게 뒷받침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네이버는 현재 세종특별자치시에 조성하고 있는 두 번째 데이터센터 '각 세종'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최 대표는 "초거대 AI와 생성형 AI는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고, (짧은 시간 동안 막대한 연산이 필요해) 클라우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며 "네이버는 단일기업으로는 아시아 최대 규모인 60만 유닛 이상의 서버를 수용할 수 있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각 세종'을 오는 11월에 개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각 세종은 초거대 AI의 브레인센터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라며 "단 한 차례의 사고도 없었던 자체 데이터센터 등 강력한 인프라가 네이버 초거대 AI 경쟁력의 중요한 축"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삼성전자와 AI 반도체 확보를 위한 협력도 나서고 있다. 네이버와 삼성전자는 지난해 AI 반도체를 위한 협력을 발표했고, 현재 검증을 마쳤다.
최 대표는 "AI 반도체의 사업화, 상용화는 네이버와 삼성전자 양사가 논의할 것이 많다"며 "당장 AI 서비스나 추론에 사용한다든가 이런 것은 아직 논의 시점이 이르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AI 반도체와 네이버의 경량화 알고리즘이 성공적으로 작동하는지 테스트하는 검증이 마무리됐고,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국내 기업들과 'AI 얼라이언스 구축'에 나선다는 목표다. 현재 쏘카, 배달의민족 등의 플랫폼 기업을 파트너사로 확보했다. 네이버는 스타트업과의 적극적인 협력도 예고했다. 또한 판매자와 창작자, 광고주 등 파트너들을 대상으로 일상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생성형 AI 기반의 새로운 기술도구 출시도 앞두고 있다.
◆ 베일 벗은 '큐:'·'클로바X'로 초거대 AI 일상에서 쓴다
네이버는 이날 하이퍼클로바X를 적용한 대화형 AI 서비스 클로바X와 생성형 AI 검색 큐를 소개했다. 단, 네이버는 큐:가 기존의 검색 서비스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클로바X는 창작, 요약, 추론, 번역, 코딩 등을 기반으로 다양한 답변을 제공할 수 있는 대화형 AI 서비스로, 질문과 답변이 연달아 이어지는 '멀티턴' 대화도 가능하다. 클로바X는 네이버 내∙외부의 다양한 서비스를 연결하는 시스템인 '스킬' 기능을 도입해 생성형 AI가 내놓는 답변의 한계를 보완하고, 다양한 버티컬 서비스에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생성형 AI 검색 서비스인 큐:는 복합적인 의도가 포함된 복잡하고 긴 질의를 이해하고 답변 생성에 필요한 신뢰도 있는 최신 정보를 활용해 입체적인 검색 결과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언뜻 보기엔 비슷한 클로바X와 큐:의 가장 큰 차이점은 자유도다. 클로바X는 AI를 활용한 자유로운 창작과 편안한 대화를 추구하는 반면, 큐:는 검색 서비스이기 때문에 대화 방식으로 결과를 제공하기는 하지만 더욱 엄밀한 검증이 이뤄진다는 설명이다.
최 대표는 "큐:는 답변을 출력할 때 출처가 더 분명한 문서를 근거로 사용한다. 또한 답변을 생성하는 과정에도 한 번 더 생성된 답이 사실관계가 일치하는지 체크하는 절차를 거치는 등 (정확도 확보를 위한) 보완을 하고 있다"며 "큐:와 클로바X의 가장 큰 차이는 얼마나 사실 관계 확인을 엄격하게 하는지, 그리고 거기에 얼마나 자유도를 뒀는지 여부"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 공개를 통해 본격적인 AI 시대의 전환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최 대표는 "네이버는 생성형 AI라는 새로운 변화를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며 "네이버와 함께하는 판매자, 창작자, 파트너사가 다양성을 지키며 성장할 수 있도록 강력한 기술과 서비스로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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