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쩍번쩍 달아야 하지 않냐” 대놓고 羅 띄운 與지도부

우제윤 기자(jywoo@mk.co.kr), 신유경 기자(softsun@mk.co.kr) 2023. 8. 2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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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앞두고 나경원 주최 포럼서
당4역 총출동해 카페트 깔아줘
김기현 “인기많아 입장도 어려워”
친윤 최대조직 ‘새미준’ 포럼에선
원희룡 “몇달 후 국가적 재편 합심”
수도권위기론 중진 앞세서 정면돌파
24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 창립포럼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우 측부터) 나경원 이사장, 김병준 한경협 고문, 박대출 정축위의장 등이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월 3·8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하며 칩거에 들어갔던 나경원 전 의원이 중앙 정치무대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나 전 의원 전대 출마를 막기 위해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이 연판장까지 돌리며 극한대립이 일어난 지 7개월 만에 당 지도부는 전폭적 지원을 약속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내년 총선 여당의 수도권 위기론 속에 나 전 의원을 시작으로 수도권 지역구 중진 의원들을 앞장 세워 정면돌파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24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나 전 의원을 이사장으로 하는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 창립기념 행사에는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사람들이 몰렸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는 축사를 했고 이철규 사무총장과 박대출 정책위의장 등 이른바 당 4역이 모두 행사장을 찾았다. 특히 이날은 의원총회와 본회의까지 열려 의원들이 국회 본회의장을 떠나기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상당수 의원들이 짬을 내 얼굴을 비췄다.

지도부는 특히 나 전 의원과 포럼에 대한 전폭적 지원도 약속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축사에서 “포럼 이름 앞글자만 따면 ‘인기내’인데 이름처럼 인기가 많아 막혀서 들어올 수가 없었다”며 “누가 인기가 있는 거겠냐”고 물었고 방청석에 앉은 지지자들은 나경원을 연호했다.

김 대표는 이어 “(인구·기후 문제는) 산업·경제·안보 모든 분야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주제”라며 “우리 나경원 의원님이 그 역할을, ‘깃발 들고 나를 따라라’ 했기 때문에 저는 나 대표님 길을 열심히 따라가려고 한다”고 나 전 의원을 추켜세웠다. 또 “그렇게 하려면 지금보다 뱃지나 번쩍거리는 뭐 이런 게 필요하겠죠”라며 “계급장이 좀 있어야 뭐 일을 하지 않냐. 나 의원께서 계급장 빛나게 번쩍번쩍 달고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서 최선두에 서서 앞장서서 하길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해석하기에 따라선 내년 총선 당선을 위해 당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의미로도 해석 가능하다.

윤재옥 원내대표 역시 “대한민국 인류 공통 관심인 과제로 좋은 모임을 만들어 힘찬 출발을 하시는 것 같아 정말 기대되고 원내에서 적극적으로 도와드려야겠다 생각한다”며 “힘찬 출발을 힘껏 응원한다”고 덕담을 건넸다.

나 전 의원은 이날 행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행사가 총선 몸풀기 아니냐는 질문에는 “지나친 확대해석”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최근 여당의 수도권 위기론에 대해 묻자 “수도권은 항상 위기이자 기회”라며 “선거까지 지켜봐야 되는 것이고 저희가 자만하지 않고 끝까지 국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역설했다.

수도권위기론의 당지도부 부인에도 여진이 계속되면서 나 전 의원의 당내 위상은 전당대회를 한 달여 앞둔 지난 1월과는 180도 다른 상황이다. 당시 당 초선 의원들은 나 전 의원을 비판하는 내용의 연판장을 돌리며 당과 갈등 수위는 한껏 높아졌다. 이후 나 전 의원이 결국 불출마를 선언했으나 앙금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였는데 이번 행사에서 지도부가 나 전 의원의 체면을 세워주면서 화합을 보여준 셈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원내외 친윤계가 대거 집결한 행사의 연단에서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날 서울 공군호텔에서 열린 보수 포럼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새미준)에서 원 장관은 내년 총선을 겨냥해 ‘완전한 정권교체’를 강조했다. 그는 강연에서 “몇 달 앞으로 다가온 국가적 재편에서 모두가 힘을 합해 정권교체를 한단계 전진하자”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원 장관은 “입법부에서 지금 제대로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게 없지 않나”며 “아직 말만 정권교체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이 돼 준 것으로 당신께서 할 일을 120% 이미 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새미준은 여권내 원외 ‘조직통’인 이영수 회장이 이끄는 친윤계 외곽 조직으로 이철규 사무총장이 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날 세미나에는 김기현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를 비롯해 현역의원 10여명과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대거 참석했다. 참석 인원도 500명을 훌쩍 넘어 ‘미니 전당대회’ 느낌이라는 평가가 나왔을 정도다.

여당은 이와 함께 이날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를 열어 당협위원장이 공석인 사고당협의 조직위원장을 뽑는 인선에 들어갔다. 서울 강서을에는 원내대표 출신의 3선 중진 김성태 전 의원이, 마포갑에는 호남 재선 출신 이용호 의원 등이 지원한 상황이라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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