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수익' 혹해 투자했다 날벼락…서학개미, '세금폭탄' 주의해야

4%이상 수익률에 채권+MMF 인기 불구 이자세금 복병
과세 구간·거주 주에 따라 적용 세율 달라… 선확인 필요
韓개미들도 이자+배당 2000만원 넘으면 종합소득신고

삽화=임종철 기자

고금리가 '뉴노멀'(new normal)이 되면서 4%이상의 높은 수익률에 미 국채를 비롯한 기타 채권 상품에 개인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하지만 각 투자자마다 거주 지역(주) 혹은 과세 구간에 따라 세후 실수익률이 달라지는만큼 사전 확인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 리퍼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간) 기준 최근 5주 동안 미국 머니마켓펀드(MMF)에만 911억달러가 순유입됐고 지난해에는 미 재무부 웹사이트가 다운될 정도로 국채의 인기가 높았다. 10년 넘게 저금리 시대를 보내다 지난해부터 고금리로 전환되면서 상당수 채권 상품들이 4%이상의 수익을 안겨주고 있는 것.

하지만 세금고지서를 받아든 후 실제 수익률은 생각보다 낮을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적했다. 과거 주식에 투자하거나 채권에 보다 덜 투자했을 때와 달리, 상당수 채권투자는 세금이 원천징수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내년 세금납부 시점에 적지않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칸소주 리틀락의 공인회계사 닐 덴먼은 "금리가 너무 오랫동안 낮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실제로 이자 소득을 받는데 익숙하지 않고 과세 대상이라는 사실조차 모른다"고 WSJ에 말했다. 세율이 30%인 납세자는 5%의 이자를 받는 MMF에 10만달러가 있다면, 5000달러의 이자에 대해 1500달러의 세금이 부과될 수 있다.

특히 미국은 MMF, 정기예금, 양도성 예금증서(CD), 국채, 지방채 등 고정금리 상품들마다 세금 규정이 다르다. 과세 구간과 거주 주에 따라 연방 소득세, 주 소득세 혹은 두 가지 모두를 납부해야 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IRA나 401(k) 같은 세금 유예 계좌가 아니라 일반 과세 계좌로 투자했다면 더 높은 과세 구간으로 밀려나거나 저소득층의 경우 사회보장혜택에 세금이 부과될 수 있다. 고소득자는 조정된 총소득이 독신은 20만달러, 부부 신고자는 25만달러를 초과하면 3.8%의 순투자소득세가 추가로 부과된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미 재무부가 9.6%의 인플레이션 연동 저축채권 'I본드'를 발행하면서 미 국채에 대한 개미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KB증권, 미래에셋투자증권 등 모바일 앱을 통해 개인도 미 국채를 직접 매매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이자소득세율은 기본적으로 14%(지방세 포함시 15.4%)다. 다만 3년 이상 장기채권의 이자 소득에 대한 분리과세 신청시엔 30%의 세율이 적용된다. 이자소득과 배당소득을 합산해 연간 2000만원을 넘으면 5월 종합소득세 신고를 해야한다. 종합소득 신고시 소득구간에 따라 최대 45%의 세율이 적용되며, 다음해 11월부터 1년 간 건강보험료까지 추가 부담된다.

채권을 장기보유할 경우 2025년부터 금융투자세가 실제 도입될지 여부도 세후 최종수익률에 큰 변수가 된다. 채권의 표면이자와 달리 채권을 팔아 생기는 매매차익이나 만기상환차익(95에 사서 100애 상환받을 때 5만큼이 차익)은 개인의 경우 비과세된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