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정 "모성애 표현하기엔 염치없는 인물, 김경자가 부러웠다" [인터뷰M]

김경희 2023. 8. 24.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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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에서 죄수번호 1047로 불리게 된 김모미를 연기한 고현정을 만났다.

iMBC 연예뉴스 사진


'마스크걸'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김모미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렸다. 3명의 배우가 '김모미'라는 한 인물을 연기하는 파격 설정, 매혹적인 이야기로 공개 3일만에 글로벌 TOP 10 시리즈(비영어) 부문 2위에 올라섰고 일본, 홍콩,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14개국 TOP 10 진입한 '마스크걸'이다.

극 중에서 편지 한 통을 받고 탈옥을 결심, 피붙이 때 떼어놓은 딸 미모를 구출하려는 서사를 그린 고현정이다. 모미의 모성애를 어떻게 생각하고 연기했는지에 대해 질문했다.

그는 "대본을 보고 가장 먼저 했던 생각은 모 미가 뭐 때문에 탈출하려고 하는지였다. 김경자가 모미를 죽이겠다고 했어도 탈출했을까? 아니었을 것 같다. 오히려 김경자에게 '네가 들어와'라고 했을 것 같다. 친엄마를 죽이겠다고 했다면? 그래도 안 나갔을 것. 모성을 받고 살았던 인물은 아니어서 엄마에게 경고의 전화는 해줬겠지만 엄마를 살리기 위해 감옥을 나갈 것 같지는 않았다. 딸이라면 나갈 수 있을 것 같았다. 딸도 다른 사람이 위협을 가한다면 굳이 나가려고 안 했을 것. 김경자가 미모를 해한다고 하니 이건 직접 나서서 해결할 수밖에 없겠다 생각한 것 같다."라며 시청자가 짐작할 수밖에 없었던 모미의 심리를 해석했다.

유독 덤덤하게 했던 '나 여기서 나가야겠어'라는 대사의 비하인드도 알렸다. "그 대사의 톤으로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했다. 그동안 제가 많은 연기를 해왔기 때문에 그 대사를 위해 조금만 색깔을 넣어도 과하다는 느낌을 줄 것 같았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아무것도 안 하려고 했다. 그냥 말이 저절로 나올 정도로 마음이 차올라 다이렉트로 '나가야겠다'라는 말을 하는 것."이라며 누구를 향한 대사가 아니라 스스로에게 결심을 밝히듯 했던 말이라고 했다.

나나가 연기했던 모미의 감옥에서의 생활과 달리 고현정이 연기한 감옥에서의 모미는 모든 면에서 힘이 빠져 있었다. 그는 "이미 많은 경험과 시도를 통해 아무도 모미를 건드리지 않고 모미 또한 아무도 건드리지 않는 상황"이라며 감옥에서 10년의 세월을 어떻게 설정했는지를 알렸다.

iMBC 연예뉴스 사진


그렇게 10년을 겪어온 모미는 젓갈 동굴에서 딸 미모가 성장한 모습을 처음으로 보게 된다. 10여 년 만의 모녀 상봉이었지만 감동이나 눈물이 나 특별한 재회의 감정이 없었다. 고현정은 "잠깐 마주 보는 포즈가 있고 그냥 바로 가서 묶인 끈을 풀어준다. 그 잠깐 바라보는 걸 더 길게 갈지 어떨지 고민했었고, 그 장면에서 대사도 있었지만 결국은 짧게 바라보는 걸로 마무리했다."라고 장면을 설명했다.

"딸이라는 게 바로 실감이 날까 싶었다. 다 큰 딸이라 실감이 안 날 것 같았다. 그리고 모미는 염치가 없는 사람이니까 자신의 감정에 빨리 빠져들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딸과 재회하기 위해서 나온 게 아니라 딸을 구하려 나온 인물이니까 감정에 빠지기 전에 빨리 구출하는데 집중할 것 같았다."라며 당시 모 미가 어떤 감정이었을지를 해석했다.

젓갈 동굴에서 빠져나온 뒤에도 미모와 마주 보며 나누는 대사가 있었지만 그마저도 생략하고 웃음으로만 끝냈다고. "감독님과 이야기했는데 어떤 말이든 모미 입장에서는 너무 구차할 것 같았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았겠지만 할 겨를이 없는 상황이기도 했다. 겨우 딸을 구해 나왔는데 동시에 경찰차가 들이닥치고, 죽은 줄 알았던 김경자가 다시 살아 나왔다. 총에 맞은 뒤 미모를 보고 대사를 하는 건 너무 억지 설정 같아서 '무사했으니 됐다'라는 의미의 웃는 걸로 마무리했다."라며 모미의 모성애를 드러낼 많은 대사 대신 침묵과 미소로 연기를 대신했다고 밝혔다.

연기를 할 당시에는 모성애와 부성애를 동시에 느꼈다는 고현정은 "제 기준에서 모성애는 괜찮은지, 안 아픈지, 많이 다치지는 않았는지를 하나하나 챙기는 거라면 부성애는 지키는 것에 모든 초점이 맞춰져 있는 감정이었다. 모미에게 모성애도 있었겠지만 그걸 표현하기엔 염치가 없다고 생각했을 것. 그래서 겨우 부성애만 드러낼 수 있었다."라며 엔딩 장면의 감정을 정의했다.

김경자의 비틀어진 모성애가 부럽기도 했다는 그는 "명분도 있고 하느님 외의 그 누구의 심판도 받지 않겠다며 분기탱천한 김경자는 강렬했다. 모미는 김경자에게 뭐가 그리 분하냐며 미모를 건드리는 건 정당하지 않다는 말도 제대로 따지지 못했다. 그런 면에서 부럽다는 생각도 들더라."라며 작품에 드러난 두 모성애를 비교하기도 했다.

파격적인 이야기와 배우들의 완벽한 연기로 전 세계 넷플릭스 TOP 10에서 놀라운 약진을 보여주며 웰메이드 시리즈를 입증한 '마스크걸'은 넷플릭스에서 절찬 스트리밍 중이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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