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익스프레스, 불법 촬영 카메라·가품 판매 기승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해외직구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AliExpress)가 불법 촬영용 소형 카메라를 여전히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인스타그램을 통해 불법 촬영용 카메라를 광고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으나, 약 6개월이 지난 시점에도 큰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가품 논란 역시 끊이지 않고 있다. 환불 보증을 내세우며 '구매자 보호' 시스템도 진행하고 있으나 소비자 입장에선 유명무실한 시스템이라는 평이다.

사진=알리익스프레스 홈페이지 캡쳐

몰카용 카메라 여전히 판매 中

24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초소형 카메라' 또는 '소형 카메라'를 검색하면, 불법 촬영용으로 오인할 수 있는 제품들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

앞서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 3월에도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불법 촬영용으로 오인할 수 있는 소형 카메라를 광고해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러나 약 6개월이 지난 시점에도 여전히 선정적인 이미지가 담긴 제품이 판매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 제품들은 스마트폰 충전기, 화재경보기, 천장 조명, 면도기, 화분 속에 카메라가 숨겨져 있는 형태다. 상품 썸네일에는 남녀가 침대에 누워있는 사진이나 속옷만 입고 있는 여성 등, 타인의 사생활이나 신체를 몰래 촬영하는 용도로 오인할 수 있는 이미지들이 삽입됐다.

상세 페이지를 들어가면 카메라 설치 방법과 촬영된 영상물을 스마트폰으로 확인하는 방법 등이 상세히 안내돼 있다. 작은 크기지만 풀 HD 1080p, 4K 등 고화질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알리익스프레스 측은 도덕성 및 위법성 논란이 있는 제품에 대해서 위법 사실이 확인되면, 고객 보호를 위해 상시 판매자를 능동 관리 대상으로 취급하며 플랫폼에서 제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상품 게시물 관련 정책을 포함해 플랫폼의 정책을 위반하는 당사자는 엄중 경고, 접근 권한 제한, 등록한 모든 온라인 상품 제거, 회원 자격 박탈 등의 조치를 받는다"며 "이러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상품 검토 절차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알리익스프레스 홈페이지 캡쳐

가품 논란도 지속…유명무실 '구매자 보호'

알리익스프레스는 가품 논란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해당 사이트에서 구매한 제품이 가품으로 확인됐으나, 제대로 된 환불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글이 지속 게시되고 있다.

수제 가방을 구매한 한 누리꾼은 "가방이 특정 브랜드의 가품으로 판정돼 세관 통과를 하지 못했다. 그러나 유효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알리익스프레스로부터 환불받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 알리익스프레스에서는 명품 의류브랜드인 '에센셜',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 등을 실제 가격보다 10분의 1가량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블루투스 이어폰인 '갤럭시 버즈'의 경우 디자인에서 차이가 있음에도 '삼성 갤럭시 버즈'라는 이름으로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 11월 한국 진출을 발표하며 "가품 방지를 위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받은 상품이 설명과 다르거나 기간 내 배송되지 않을 경우 판매자와 직접 토론할 수 있도록 중재하는 '구매자 보호' 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구매자 보호 시스템을 통해서도 원만한 해결은 어렵다고 토로하고 있다. 이를 시도한 누리꾼은 "유명 브랜드 헤드폰을 구매했는데 정품과 음질이 달라 환불을 요청했다. 그러나 판매자는 정품이라고 우겼으며, 알리익스프레스 측에서도 결국 가품에 대한 입증을 구매자가 직접 해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알리익스프레스 구매자 보호 시스템. 사진=알리익스프레스 홈페이지 캡쳐

알리익스프레스 측은 이에 대해 "지적 재산권을 침해하는 제품을 게시하거나 판매하는 행위는 금지돼 있다"며 "주기적으로 등록된 제품의 상세 정보에 대한 무작위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저작권 침해 의심 사례가 발견되면 해당 정보가 등재 거부되거나 온라인상에서 제거되며 구체적인 침해 정도에 따라 벌칙을 부여한다"며 "판매자의 위법 및 저작권 침해에 대해 벌칙을 부여하고 판매 제한 및 계정 해지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알리바바 위조 방지 연합(AACA)을 비롯한 이해관계자 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브랜드를 포괄하고, 정부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있다"며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상점과 상품에 대한 특수 알고리즘 모델을 구축하여 침해 상품을 자발적으로 감지하고 폐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온라인에서 판매할 목적으로 국내에 반입된 위조품은 200만점이다. 금액으로는 300억원 상당이다.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 등은 온라인 오픈마켓의 가품 문제를 근절하기 위한 관련 법 개정안을 지난달 발의했다. 다만, 법이 강화된다고 해도 알리익스프레스 등 해외 오픈마켓까지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limhj@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