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열제·안정제는 손쉬운 자해 수단? 10대 응급실 중독환자 80% 차지

윤한슬 2023. 8. 24.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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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열제, 신경안정제 등이 청소년 중독 사고의 주요인으로 나타났다.

10대에 신체적 중독을 초래한 치료약물은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해열제(21.1%)와 벤조디아제핀 계열의 신경안정제(19.2%)가 가장 많았다.

질병청은 치료약에 의한 중독사고를 막기 위해 25일부터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중독질환 예방교육을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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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환자의 11%이나 치료약 중독은 최다
아세트아미노펜, 10대 다빈도 중독물질 1위
극단적 선택 수단 사용… 복용량 몰라 피해도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해열제가 10대 중독환자가 가장 빈번히 사용한 물질로 지목됐다. 게티이미지뱅크

해열제, 신경안정제 등이 청소년 중독 사고의 주요인으로 나타났다. 병원 처방이나 상비약 구매로 쉽게 얻을 수 있는 약품이다 보니 청소년들이 자해 수단이나 치료 외 목적으로 오남용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질병관리청은 전국 15개 병원 응급실을 방문한 중독환자를 대상으로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심층조사를 실시하고 25일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는 신체적 중독에 한정돼 이뤄졌으며, 심리적 의존으로 계속 물질을 찾는 정신적 중독은 포함되지 않았다. 신체적 중독은 약물 과량복용, 자연·인공 독성물질 노출 등으로 신체가 이상증세를 보이는 경우로 혈압·맥박 이상, 어지러움, 구토, 심한 경우에는 의식 및 호흡 저하가 나타난다.

연령대별 분석을 보면 10대 중독환자는 전체 환자의 10.6%로 가장 적었지만, 치료약물에 의한 중독 비율은 80%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다른 연령대의 치료약 중독 비율은 20대 63.9%, 30대 57.1%, 40대 52.7%, 50대 44.1%, 60대 33.4%, 70대 이상 34.6%였다. 10대 중독환자 발생의 다른 원인은 가스(8.2%), 세탁용품 등 인공 독성물질(6.1%), 동식물(4.6%) 순이었다.

10대에 신체적 중독을 초래한 치료약물은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해열제(21.1%)와 벤조디아제핀 계열의 신경안정제(19.2%)가 가장 많았다. 항우울제 등으로 사용되는 선택적 세로토닌 수용체 억제제(6%), 기타 및 미상의 진정제·항정신병약제·수면제(5.8%), 심혈관계 약인 베타차단제(4.4%)도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아세트아미노펜계 해열제는 약국에서 처방없이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고, 벤조디아제핀계 신경안정제는 의사 처방은 필요하지만 불안장애 치료 등에 흔히 쓰여 처방받기가 어렵지 않다. 일부 청소년은 적정량을 몰랐거나 실수로 과다 복용해 중독을 일으켰지만, 상당수 청소년은 이들 약물을 극단적 선택 수단으로 쓰려다가 중독된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청은 치료약에 의한 중독사고를 막기 위해 25일부터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중독질환 예방교육을 실시한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중독사고 발생 시 응급처치 방법, 다빈도 중독물질 특성과 안전한 사용법 등을 강의한 동영상을 신청학교에 제공하는 방식이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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