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매 때 '연필' 쓰면 안 된다고?

경매초보 주의사항
입찰가격 절대 고치면 안돼
수정테이프 등 사용도 금지
보증금은 최저가격의 10%
단10원 모자라도 입찰 무효

최근 부동산 가격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다시 경매시장에 진입하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평균 응찰자 수는 7.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역대 최저치를 찍었던 작년 10월(2.6명)과 비교하면 9개월 만에 평균 5.0명이 증가했다.

아직 아파트 경매시장이 완연한 상승세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응찰자가 늘어나면서 부동산 경매시장에 대한 관심이 살아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이번에는 부동산 경매 초보자를 위해 가장 기본적이고, 가장 많이 신경 써야 할 경매 입찰 방법과 주의점에 대해 살펴보려고 한다.

부동산 경매 입찰일은 해당 부동산 소재지를 관할하는 법원마다 정해져 있다. 온라인 전자입찰을 진행하는 공매와 달리 경매는 직접 해당 법원 경매법정에 출석해야만 한다. 경매법정에 가면 인적 사항과 입찰가격을 작성하는 입찰표, 입찰 보증금을 동봉할 수 있는 소봉투, 그리고 입찰표와 소봉투를 함께 넣을 수 있는 대봉투가 비치돼 있다.

입찰표를 작성할 때에는 경매 사건별로 용지 1매를 사용한다. 만약 여러 개의 호수를 한꺼번에 매각하는 일괄 매각인 경우에는 1개 사건이므로 입찰표 1매를 사용하면 된다.

입찰표에는 경매 사건번호와 물건번호를 명확하게 기재해야 한다. 여러 개 부동산이 같은 사건번호로 진행하는 경우가 있는다. 가령 1명의 채무자가 소유한 A아파트와 B다세대주택을 동시에 경매 신청한 경우 1개 사건번호에 별도로 A아파트에는 1번, B다세대주택에는 2번이라는 물건번호가 부여된다. 이 물건번호를 정확히 기재해야만 원하는 부동산을 매수할 수 있다. 만약 물건번호를 누락했을 경우에는 입찰 무효가 된다.

본인(명의자)이 직접 입찰에 참여했다면 자신의 인적 사항을 기재하고 도장을 날인하면 된다. 대리인을 통해 입찰하는 경우에는 입찰표 뒷면에 있는 위임장에 본인의 인감도장을 날인하고 인감증명서를 함께 제출해야 한다. 간혹 위임장에 본인의 인감도장이 아닌 일반도장을 날인하거나 인감증명서를 첨부하지 않아 무효 처리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입찰가격을 작성하는 부분은 절대 수정해선 안 된다. 또 볼펜 등 지워지지 않는 도구를 사용해야 하는데, 연필로 작성했거나 사선 긋기 또는 수정테이프 등을 사용해 수정한 경우에는 입찰 무효가 된다. 따라서 작성한 입찰가격을 변경하고자 할 때에는 새 용지에 다시 작성해야 하는데, 이는 입찰 과정에서 부당한 외부 개입 등을 방지하고자 하는 것이므로 이 정도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

입찰 보증금은 최저 가격의 10%다. 많은 금액을 제출한 경우에는 유효하지만, 10원이라도 부족하면 무효가 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전 낙찰자의 대금 미납으로 재매각을 진행하는 사건일 때에는 입찰보증금이 최저 가격의 20~30%로 증액된다. 이는 입찰자에게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한 것이고, 법원에 따라 입찰 보증금액이 다를 수 있으므로 정확한 확인이 필요하다.

그 외에 당해 경매 사건 채무자의 입찰은 무효가 된다. 이는 채무를 변제할 의무가 있는 자가 부동산을 매수할 자금이 있다면 채권자에게 먼저 변제하는 것이 옳기 때문이다. 다만 물상보증인, 즉 채무자가 아닌 부동산 담보만을 제공한 소유자는 입찰이 가능하다.

재매각 사건에서 전 낙찰자의 입찰도 무효가 된다. 이를 허용하면 허위 입찰 남발로 경매 절차를 지연시킬 우려가 있고, 이는 채권자의 자금 회수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