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컴퓨팅 시대' 선언한 젠슨 황 엔비디아 CEO··· "AI붐, 이제 시작"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2023. 8. 24.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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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역대급 어닝 서프라이즈
매출 2배, 순익 9배 기적 '새로운 황의 법칙'
3분기 매출 170%↑ 160억 달러 전망
AI칩으로 순이익 8조원 달성
미중 갈등조차 타격 안 돼
[서울경제]
22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VM웨어 연례 컨퍼런스에서 젠슨 황(왼쪽) 엔비디아 창업자 겸 CEO가 인기 제품인 지포스 RTX 4090을 직접 들고 나왔다. /라스베이거스=정혜진 특파원

“새로운 컴퓨팅의 시대가 시작됐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

컴퓨터용 그래픽 처리 장치(GPU)에서 시작한 엔비디아가 아이폰 모먼트를 이을 AI시대의 핵으로 부상했다. 올 2분기 역대급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데 이어 3분기에는 성장세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3일(현지 시간) 황 CEO는 2분기 실적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 세계에 1조 달러(약 1320조원)에 달하는 데이터센터가 운영되고 있다”며 “모든 데이터 센터가 하나도 남김 없이 가속 컴퓨팅과 생성형AI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터센터들이 저마다 초거대 언어 모델(LLM)을 학습시키고 이를 활용해 생성형AI 모델 애플리케이션을 구축, 활용하기 위해 가속 컴퓨팅으로 ‘리모델링’을 하는 과정에 있는데 엔비디아가 유일한 대안이라는 설명이다.

이를 가장 뚜렷하게 뒷받침하는 건 전무후무한 매출 성장세다. 엔비디아는 올 2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01% 상승한 135억1000만 달러(약 18조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금융 정보 분석 업체 레퍼니티브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112억2000만 달러)를 크게 상회한 것이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이 88% 이상 늘었다. 이 기간 순이익은 61억9000만 달러(약 8조원)를 기록해 전년 동기(6억5000만 달러)의 9배가 됐다. 총이익률은 71%에 달한다.

거침 없는 성장의 1등 공신은 대규모 언어 모델(LLM) 학습에 활용되는 AI칩 수요 폭발이다. AI칩 등이 포함된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171% 상승한 103억2000만 달러(약 13조7000억원)를 기록했다. 실적 발표 직전만 해도 시장에는 생성형 AI붐으로 인한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엔비디아는 이번 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70% 상승한 160억 달러(약 21조원)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시장의 의구심을 날렸다. 시장 전망치인 125억 달러가 무색한 수준이다. 황 CEO는 “생성형 AI 애플리케이션 수가 정말 놀랄 만큼 많다”며 구글·메타·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 뿐만 아니라 AI모델을 구축, 활용하는 기업 수는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AFP연합뉴스

미중 갈등으로 인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수출 제한 조치조차 엔비디아의 성장 곡선에는 타격을 주지 못했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세계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제품 수요를 고려할 때 추가적인 수출 금지 조치가 시행된다고 해도 재무 실적에는 당장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엔비디아의 유일한 한계점은 폭발적인 수요를 받쳐주지 못하는 공급이다. 패트릭 무어헤드 무어 인사이츠앤스트래티지 애널리스트는 “기업의 이사회나 임원진을 막론하고 모두 생성형AI를 탑재하는 게 필수 요건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혔다”며 “엔비디아의 유일한 한계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공급으로, 인텔이나 AMD 같은 경쟁사들에게 틈새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분간 이 구도는 바뀌기 힘들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리콘밸리의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에서 출시 예정인 제품들의 성능도 좋을 것으로 관측되지만 소비자들의 신뢰를 형성하기엔 아직 멀었다”며 “최소 2~3년 간은 독주 체제가 깨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날 실적 발표 후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7% 이상 올라 500달러선을 터치했다. 올 들어 엔비디아 주가는 230% 올랐지만 시장에서는 추가 상승 여력을 내다보고 있다.

한편 엔비디아의 전통 주력 분야인 게이밍 부문은 올 2분기 매출이 22% 상승한 24억9000만 달러를 기록해 시장 전망치(23억8000만 달러)를 크게 상회했다. 또 엔비디아의 신사업 부문인 자율주행 차량 부문 매출도 전년 대비 15% 상승한 2억5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실리콘밸리=정혜진 특파원 made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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