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들과 함께 무대 선 백건우, 늦여름 밤 어루만진 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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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건반 위의 구도자'로 불리는 백건우가 한국 클래식을 이끌고 있는 20~30대 젊은 연주자들과 선보인 실내악 무대였다.
바이올리니스트 송지원·최송하·이마리솔·이소란, 비올리스트 신경식, 첼리스트 문태국 등이 백건우와 함께 무대에 올랐다.
백건우가 국내 무대에 선 것은 지난해 10월 강릉아트센터 리사이틀 이후 약 10개월 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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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원·문태국·최송하 등과 실내악 무대
윤정희 사별 후 첫 공연, 후배들에 스포트라이트
27일 '클로징 콘서트' 협주자로 한 번 더 출연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지난 23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저녁이 되자 쏟아지던 비가 그치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2023 예술의전당 여름음악축제’ 둘째 날, 피아니스트 백건우(77)가 ‘스페셜 스테이지’ 공연으로 관객과 만났다.
1부는 백건우와 송지원(바이올린), 신경식(비올라), 문태국(첼로)이 연주한 슈만의 피아노 사중주 연주였다. 작곡가 로베르트 슈만이 당대 최고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였던 프란츠 리스트로부터 실내악 작품을 작곡해달라는 의뢰를 받고 작곡한 곡이다. 슈만 특유의 낭만과 서정성으로 유명한 곡이기도 하다.
백건우는 이날 무대에서 스스로 주인공이 되고자 하지 않았다. 자신보다 후배들을 더욱 주목하길 바라는 듯 했다. 그의 연주 또한 잔잔하고 부드럽게 후배들의 연주를 감싸 안았다. 네 연주자가 만들어내는 선율은 늦더위를 잊게 할 정도로 산뜻했다. 연주가 끝난 뒤, 백건우는 인자한 미소로 연주자들을 바라봤다. 관객에게도 후배들에게 더 많은 박수를 보내달라는 듯 다른 연주들에게 더 많은 시선을 보냈다.
작곡가 에르네스트 쇼송은 신중하게 작곡한 것으로 유명하다. 자신의 작품에 대해서도 늘 비판적이었다. 그러나 이 곡만큼은 쇼송이 매우 만족한 작품이었다. 지금까지도 쇼송을 대표하는 실내악 작품으로 꾸준히 연주되고 있다.
백건우의 피아노 연주가 정적을 깼다. 곧바로 바이올린과 첼로, 비올라의 거침 없는 연주가 청중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최송하의 거침없는 바이올린 연주가 더해지면서 공연장의 열기가 한층 뜨거워졌다. 이마리솔, 이소란, 신경식, 문태국의 앙상블 또한 듣는 이의 마음을 충만하게 만들었다. 한바탕 폭우가 지나가고 난 뒤의 시원함이 느껴지는 무대였다.
백건우가 국내 무대에 선 것은 지난해 10월 강릉아트센터 리사이틀 이후 약 10개월 만이었다. 올해 초 아내인 배우 윤정희와의 사별 이후 백건우가 국내 관객과 처음 만나는 무대이기도 했다. 공연이 끝난 뒤 백건우는 후배들과의 호흡이 만족스러운 듯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 미소는 지금껏 그래왔듯 앞으로도 음악으로 관객과 계속 만나겠다는 메시지처럼 다가오기도 했다.
‘예술의전당 여름음악축제’는 예술의전당이 한국공연예술경영협회와 함께 2020년부터 선보이고 있는 클래식 축제다. 여름 시즌 클래식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기획됐다. 올해는 엔데믹 전환, 그리고 예술의전당 전관 개관 30주년을 맞아 처음 취지였던 국제음악축제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오는 27일까지 예술의전당 음악당(콘서트홀·IBK챔버홀·리사이틀홀)에서 이어진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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