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언론이 불안 조성”… 긴장감 도는 노량진 수산시장 [밀착취재]

윤준호 2023. 8. 24. 16:1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 건물 외벽에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로 수산물 소비 위축을 우려한 듯, 국내 수산물에 문제가 없다는 내용의 펼침막이 걸려 있었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 24일 수산물 파는 상인과 소비자 모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회는 수산시장 내 점포 10곳을 선정해 매출 추이를 살피고 수산물 소비 촉진 행사를 개최하는 등 오염수 방류 여파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적극 대응하겠다… 추석이 관건일 것"
인천 등 다른 수산시장도 상황 비슷

‘우리 수산물 안전 이상 없다! 안심하고 소비합시다!’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 건물 외벽에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로 수산물 소비 위축을 우려한 듯, 국내 수산물에 문제가 없다는 내용의 펼침막이 걸려 있었다. 평일 낮이었지만 이날 찾은 노량진 수산시장에는 관광버스가 실어 나른 외국인들과 건어물, 젓갈을 고르는 중년 부부들의 모습도 보였다. 
24일 찾은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에는 평일 낮이라 사람이 붐비지는 않았다.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시작한 24일 수산물 파는 상인과 소비자 모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상인들은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가 수산물 소비 침체로 이어질까 걱정하며 오히려 정치권과 언론이 불안감을 조성하지 않도록 조심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건어물을 판매하는 김모(63)씨는 “솔직히 말해 원전 사고가 일어났을 때도 아무 문제 없이 잘 먹었는데 지금 오염수 방류한다고 뭐가 달라지냐는 손님들도 있다”며 “정치권과 언론이 불안을 키우지만 않으면 상인들 생계엔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회는 수산시장 내 점포 10곳을 선정해 매출 추이를 살피고 수산물 소비 촉진 행사를 개최하는 등 오염수 방류 여파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차덕호 노량진 수산시장 상인회장은 “매출을 모니터링 해 정말 장사가 안되면 정부나 수협중앙회에 대책 마련을 촉구할 방침”이라며 “상인들도 오염수가 방류되지 않길 간절히 바랐지만 이미 벌어진 상황에서 겁먹기보단 차분하게 대처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24일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 건물 외벽에는 안심하고 수산물을 소비해도 된다는 내용의 펼침막이 걸려 있었다.
상인들 사이에선 실제 매출이 많이 감소하진 않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활어회를 판매하는 이모(57)씨도 “판매량이 감소한 걸 체감한다”면서도 “날씨가 무더운 탓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 상인회장은 “경제가 어려운 것도 있고 원래 7, 8월이 수산물 소비 비수기”라며 “곧 차례상에 문어나 젓갈이 올라가는 추석이 다가오니 관건은 그때부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긴장감이 도는 건 다른 수산시장도 마찬가지였다. 인천종합어시장 상인 윤모(61)씨는 “판매량이 감소한 건 맞지만 미리 사다 놓거나 오염수 방류를 별로 신경쓰지 않는 손님들도 있다”며 “일본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수산물 불신으로 나아가지 않도록 정부가 국민들을 안심시키는 일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염수 방류가 앞으로 수산물 소비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수산시장에서 만난 이모(57)씨는 “국내산은 안전할 거라고 하지만 오염수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고 확언할 수 없는 만큼 불안한 게 사실”이라며 “오염수가 국내 바다에 유입되기 전에 젓갈류 등 미리 사두려고 한다”고 말했다.
정모(28)씨는 “어차피 국내산을 잘 안 먹기도 하고 한국으로 곧장 오염수가 오는 건 아니라고 하니 당장은 수산물을 먹을 것”이라면서도 “그런데 과거에도 수산물 원산지를 속이는 경우가 있었는데 수산물 소비가 줄어든다면 이런 일이 더 많아지진 않을지, 원산지 보고 안심하고 소비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대한 정부의 태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시민 백모(27)씨는 “정부에서 오염수가 안전하다고 유튜브에서 광고하는 걸 봤다”며 “정부가 광고까지 하는 모습에 안전성이 더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오염수의 안정성 여부를 떠나, 정부에서 과도하게 이를 옹호하는 행위 자체가 이상하게 여겨진다"고 덧붙였다.

글·사진=윤준호 기자 sherpa@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