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김밥장사라도'…추석 대목 앞두고 전업 고민 수산상인들

김지혜 기자 2023. 8. 24.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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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김밥 장사를 해야 하나, 빈대떡 장사를 해야 하나."

24일 울산 남구 삼산동에 위치한 도매동 60개, 소매동 70개가 밀집한 농수산물 도매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일본 핵 오염수 방류 소식에 한숨만 연거푸 내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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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핵 오염수 방류 현실화…매출 70% 급감 '울상'
"나이 많아 다른 생업 찾는 것도 쉽지 않아 막막"
24일 울산 남구 삼산 농수산물 도매시장 도매동 상인이 손님에게 생선을 판매하고 있다.2023.8.24/뉴스1 ⓒ News1 김지혜 기자

(울산=뉴스1) 김지혜 기자 = "앞으로 김밥 장사를 해야 하나, 빈대떡 장사를 해야 하나."

24일 울산 남구 삼산동에 위치한 도매동 60개, 소매동 70개가 밀집한 농수산물 도매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일본 핵 오염수 방류 소식에 한숨만 연거푸 내쉬고 있었다.

이 상인은 이 소매시장에서 꼼장어만 30년째 팔고 있다고 했다.

추석 대목을 한 달 앞 둔 수산물 상인들이 수십년을 이어오던 생업을 포기하고 전업을 고민하고 있었다.

상인들은 고민중에도 문드문 이어지는 손님들의 발길을 잡으려 분주히 움직였다.

상인들은 "싸게 해드릴게","두 마리만 사도 돼, 한 마리만 사도 되고" 라며 설득하고 또 설득했다.

제사상에 올릴 생선을 구매하기 위해 나온 김모씨(38)는 "오염수 방류로 불안하죠, 불안한데 당장은 괜찮을 것 같아서 나왔다"며 "몇십년 동안 먹고 살아 온 걸 한순간에 끊기란 그것도 쉽지 않잖아요"라고 말했다.

생각보다 '손님이 제법 있네요'라고 묻자 상인들은 '말도 말라'며 손사래를 쳤다.

도매시장 상인 박모씨(43)는 "오늘은 제법 있는 편이지만 요즘 평일은 상인들만 있어 우리들끼리는 지나다니기도 민망한 상황이다"며 "언제 끊길지 모르는 손님이라 더욱 열심히 팔고 있지만 주머니 사정은 정말 힘들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도매시장 상인 김모씨(50)는 30년 넘게 수산업에 종사해왔지만 지금 매출 상황을 '최악'이라고 설명했다. 10년 전 하루 10Kg의 생선을 팔았다면 현재는 3Kg으로 70% 이상 줄었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1월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보도가 시작된 이후 매출은 가파른 하락세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상황이 안 좋다보니 많은 상인들이 자연스레 이직 혹은 장사 포기를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모씨는 "젊은 사람들은 도전할 수 있는 게 많고 그럴 수 있는 상황도 되지만, 몇십년 동안 수산업만 종사해온 나와 같이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다른 생업을 찾는 게 쉽지 않아 그저 막막할 뿐"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나이가 많은 사람뿐만 아니라 유통업자, 도매업자, 소매업자, 운반업자, 관리자 등 수산업 관련 종사자가 많은데 이 많은 사람들에게 대책이 마련이나 될 수 있을까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또 "오염수 방류는 수산업과 밀접해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고, 그렇다고 장사를 포기할 순 없잖아요. 굶을 순 없으니까..."라며 말끝을 흐렸다.

생선을 구매하러 나온 손님들이 24일 울산 삼산농수산물 시장에 들러 생선을 구경하고 있다.2023.8.24/뉴스1 ⓒ News1 김지혜 기자

소매시장의 상황도 다르진 않았다. 소매시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 최모씨(45)는 "월급을 받는 입장이고, 장사가 잘 안되니 더욱 열심히 호객행위 할 수밖에 없고 이렇게라도 보탬이 되고 매출이 오른다면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울산 북구 주민 김모씨(56)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인해 피해를 볼 지 모르는 후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며 "오염수 피해를 파악하고 연구해 피해상황에 대한 대책 마련을 서둘렀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일본 정부는 당초 예고대로 오후 1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시작했다.

한편 울산시는 오후 2시 김두겸 울산시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오염수 방류에 따른 어업인들의 직접적인 피해가 확인될 경우 피해보상 대책도 고려하겠다"며 "우리시는 시민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정부와 함께 철저히 대응해나가겠다"고 밝혔다.

joojio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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