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물 킬러규제 풀린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구로 디지털산업단지 G밸리산업박물관에서 열린 '킬러규제 혁파 규제혁신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kane@yna.co.kr (끝)

정부가 기업 활력 제고를 통한 경제 활성화를 위해 대대적인 킬러규제 혁파에 나섰다.

기업 부담이 컸던 화학물 관리 등 환경 규제 완화로만 경제효과가 8조원 이상일 것으로 기대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24일 서울 구로구 구로디지털산업단지 G밸리산업박물관에서 제4차 규제혁신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우리가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되는, 꼭 풀어야 하는 킬러 규제 혁파에 우리 모두 집중해야 한다"며 "획일적이고 관행적으로 이어져온 화학물질 규제와 산업안전 규제 역시 과학적 기준에 맞게 개선돼야 국민의 안전과 환경을 지키면서 산업의 경쟁력을 키워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 안건은 △화학물질 관리 등 환경 규제 혁파 방안 △산업단지(산단) 입지 규제 혁파 방안 △ 외국인 인력 활용 등 고용 규제 혁파 방안 등 크게 세가지였다.

정부는 먼저 '1호 킬러 규제'로 지목된 산단 입지 규제를 시장, 민간, 수요자 관점에서 30년 만에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또 올해안으로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과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을 개정해 화학물질 관리기준을 조정할 계획이다. 연간 0.1톤 이상으로 국제수준보다 엄격했던 신규화학물질 등록기준을 연간 1톤 이상인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의 화학물질 관리 수준으로 조정한다. 이를 통해 반도체·전자 등 첨단업종을 중심으로 700여개 기업이 등록비용 절감과 제품 조기 출시 등으로 2030년까지 총 2000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거둘 것으로 추산된다.

시험자료 제출 생략 요건을 간소화해 기업의 화학물질 등록비용을 대폭 경감해주는 방안도 추진된다. 화평법에 따라 2030년까지 약 1만6000개 기업이 기존 화학물질 등록을 마쳐야 하는데, 해외의 공개된 평가자료의 출처만 제출하면 정부가 자료를 직접 확인하도록 개선한다. 이를 통해 관련 기업들에서 2030년까지 10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첨단업종에 대해서는 환경규제를 신속하게 개선하고,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등 첨단 산업단지 조성을 선제적으로 지원한다. 디스플레이 특화 시설기준을 마련하고,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종에 대한 불소 배출기준도 합리화해 업계 추산 연간 최대 1조2250억원의 운영비가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 검증된 숙련 기능 인력 쿼터(E-7-4)를 지난해 2000명에서 올해 3만5000 명으로 대폭 확대하는 등 외국인 고용 규제를 혁신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는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주요 경제단체장이 모두 참석했다. 특히 전국경제인연합회 후신으로 최근 출범한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의 류진 회장이 처음으로 초청됐다. 정부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관계 부처 장관들이, 여당에서는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박대출 정책위의장, 홍석준 규제개혁추진단장이 각각 참석했다.

정석준기자 mp1256@dt.co.kr ▶관련기사 8·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