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도 빠진 유상증자의 늪…증자 목적이 변수 되나

홍재영 기자 2023. 8. 2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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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이 2조원대 유상증자 계획을 밝히면서 주가의 약세 폭이 더 깊어지고 있다.

한화오션은 전날 이사회에서 약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유상증자 공시 전 1만131원으로 마쳤던 주가는 하락을 거듭했고, 반등을 시도했지만 공시 이전의 주가는 회복하지 못했다.

시장에 유상증자 소식이 전해진 이후 첫 거래일이었던 지난 22일, 한화오션의 주가는 5.03% 하락했지만 전날은 1.81%, 이날 0.43%로 낙폭을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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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이 2조원대 유상증자 계획을 밝히면서 주가의 약세 폭이 더 깊어지고 있다. 증권가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면서도 유상증자의 목적에 주목한다.
2조원대 투자 목적 유상증자…이어진 주가 약세
지난 6월7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2023 부산국제조선해양대제전에서 참가자들이 한화오션 부스에서 한국형 차기 구축함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사진=뉴스1
24일 코스피 시장에서 한화오션은 전 거래일 대비 150원(0.43%) 내린 3만50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유상증자 소식이 시장에 전해진 지난 22일 5.03% 하락한 데 이어 연일 관련 부담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부진한 2분기 실적 영향까지 겹쳐 주가는 지난 11일 이후 9거래일 째 약세다.

한화오션은 전날 이사회에서 약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 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한화오션의 증자 목적은 채무 상환 등이 아닌 대규모 투자다. 해양 방산, 친환경·디지털 선박 등의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초격차 방산 솔루션 분야에 9000억원을 사용하는데, 무인·첨단 기술과 함께 해외 생산 거점 확보에 쓰인다. 친환경·디지털 선박 분야에는 6000억원을 투입한다. 이 외에도 해상풍력 토탈 솔루션 분야에 2000억원, 스마트 야드 분야엑 3000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2조원이라는 대규모 증자를 하면서 채무 상환 없이 투자만 목적으로 한 것은 긍정적으로 해석된다. 유상증자는 기본적으로 기존 주주가치를 희석시키기 때문에 특히 규모가 클 수록 주가에는 악재로 작용한다. 그러나 시장이 증자의 목적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약세폭은 달라질 수 있다.

지난 6월20일 CJ CGV가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한 이후 주가는 큰 폭으로 내렸다. 유상증자 공시 전 1만131원으로 마쳤던 주가는 하락을 거듭했고, 반등을 시도했지만 공시 이전의 주가는 회복하지 못했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 6월23일 유상증자를 공시한 이후 약세를 보이긴 했지만 이내 반등했다. 공시 약 한 달 뒤인 지난달 26일 장 중에는 52주 신고가(22만5816원)를 경신했다.

유상증자의 규모 차이도 있지만 그 목적 역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CJ CGV가 유상증자 금액 대부분을 채무 상환에 사용하기로 한 반면, SK이노베이션은 대부분이 신사업 투자 목적이었다.
기업가치 제고에 긍정적, 단기 주가에는 부담
증권가는 한화오션의 이번 증자 목적을 기업가치 측면에서 고무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변용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0년 만에 처음으로 재무구조 개선보다 투자에 주 목적을 둔 적극적 증자고, 사측은 영구채 상환 등의 계획은 전혀 없음을 명확히 했다"며 "설비투자 및 사업 확장, 그리고 그에 따른 기업가치 제고의 가능성을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시장에 유상증자 소식이 전해진 이후 첫 거래일이었던 지난 22일, 한화오션의 주가는 5.03% 하락했지만 전날은 1.81%, 이날 0.43%로 낙폭을 줄였다.

그러나 기업가치의 긍정적 전망에도 단기 주가 부담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발행하는 신주가 8948만5500주로 기존 상장 주식의 41%에 해당해 기존 주식의 가치가 크게 희석된다. 올해 두 번째 유상증자로 누적 규모가 4조원에 달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일부 증권사들은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날 한화오션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 중립에서 매도로 하향했다. 엄 연구원은 "2027년 이후가 본격적인 투자 회수 시점이 될것으로 예상되고, 자금 조달 효과를 감안해 미래가치를 앞당겨 오기에는 멀다"며 "현 주가 수준에서는 기존 보유지분의 가치하락을 배정 신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차익으로 커버하기 어렵다"고 했다.

홍재영 기자 hjae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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