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이제 망했다고 봐야지"…오염수 방류 첫날 울산 수산물 상인 '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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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24일 오후 울산농수산물시장 수산물소매동.
원전 오염수 방류 소식 때문인지 시장은 손님보다 상인이 더 많을 정도로 한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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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인건비·활어 대금 걱정에 밤잠 설쳐"
일부 상인 "시간 조지나면 수산물 다시 소비할 것"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24일 오후 울산농수산물시장 수산물소매동.
원전 오염수 방류 소식 때문인지 시장은 손님보다 상인이 더 많을 정도로 한산했다.
팔짱을 끼고 손님을 기다리는 상인들의 표정은 오락가락 비가 내린 날씨만큼이나 어두웠다.
점포 앞에 내놓은 의자에 앉아 손님을 기다리고 있던 박경례(63·여)씨는 일본 오염수 방류에 대해 질문하자 한숨부터 내쉬었다.
1년에 6천만원에 달하는 가게 임대료 걱정으로 밤잠을 설친다는 박씨는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가 났을 당시 6개월 동안 손님이 없어 애를 먹었는데 원전 오염수가 방류되면 최소 1년은 손님이 끊길 것 같다"며 "가게 임대료에 인건비, 생활비, 활어대금까지 생각하면 한달에 2천만원은 손해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가게에 매달려있는 우리 가족 3명은 물론, 수산업에 종사하는 모두가 경제적으로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며 "당장 우리 가게부터 망했다고 봐야한다"고 한탄했다.
활어를 취급하는 소매동과 달리 주로 선어나 어패류를 판매하는 수산물도매동 시장들도 근심스럽긴 마찬가지다.
도매동에서 어패류를 20년 동안 팔아온 김화순(65·여)씨는 이날 사재기를 하는 손님들 때문에 꽤 많은 물건을 팔았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고 전했다.
김씨는 "평소 한 상자씩 물건을 사가던 손님이 오늘은 두세 상자씩 사갈 정도로 방사능 걱정에 사재기를 하고 있다"며 "원전 오염수 방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손님 발길이 완전 끊기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선어 점포에서 직원으로 근무하는 50대 김모(여)씨는 "수산업 종사자는 물론, 고등학생인 아들을 생각하면 원전 오염수 방류는 당장 중단돼야 한다"며 "지금 일하고 있는 가게가 어려워지면 나는 다른 업종으로 옮겨 일하면 되지만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상인들은 상당히 힘든 시기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를 두고 일부 상인들은 엇갈린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선어를 취급하는 김모(44)씨는 "지금은 오염수 방류가 너무 큰 이슈이기 때문에 어느정도 타격을 입겠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수산물을 예년처럼 소비할 것"이라며 "오염수가 4~5년 뒤에 우리나라에 도달한다고 하니 방사능 문제는 그때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상인 황모(여)씨는 "방사능 물질이 있는 원전 오염수를 방류하면 일본이 가장 큰 피해를 입을텐데 그런 짓을 하겠느냐"며 "우리나라가 오염수 방류를 막을 방법이 없으니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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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CBS 이상록 기자 jjayat@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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