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깜짝 실적'에…삼성·SK, AI 반도체 훈풍 기대감↑(종합)
삼성전자·SK하이닉스, HBM 시장 주도권 잡기 경쟁 치열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가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함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업계에서는 '엔비디아발(發) AI 훈풍'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 반도체에 필수적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을 사실상 양분한 가운데 양사의 HBM 시장 주도권 잡기 경쟁도 더 치열해지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23일(현지시간) 회계연도 2분기(5∼7월) 135억1천만달러(약 18조225억원)의 매출과 주당 2.70달러(약 3천604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1% 급증한 수준으로, 월가 전망치도 20% 웃돌았다.
전 세계적으로 챗 GPT 등 생성형 AI가 큰 인기를 끌며 그래픽처리장치(GPU) 수요가 늘어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는 가운데 글로벌 GPU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한 엔비디아의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새로운 컴퓨팅 시대가 시작됐다"며 "전 세계 기업들이 가속 컴퓨팅과 생성 AI로 전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의 '깜짝 실적'으로 국내 메모리 업계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생성형 AI 시장이 성장하면서 GPU에 탑재되는 고성능 메모리인 HBM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최근 HBM3e를 탑재한 차세대 AI 칩 'GH200 그레이스 호퍼 슈퍼칩'을 선보이며 내년 2분기에 이 '슈퍼칩'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제품으로, AI 분야에서 쓰이는 GPU에 대거 탑재된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올해 HBM 시장에서 각각 46∼49%의 점유율을, 내년에는 47∼49%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추산했다. 양사의 HBM 시장 점유율 전망치를 합하면 95% 수준으로, 사실상 두 회사가 HBM 시장을 양분하는 셈이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HBM 시장은 2025년까지 연평균 4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전 세계 HBM 수요는 2억9천만기가바이트(GB)로, 작년보다 60%가량 증가할 전망이다.
메모리 업계의 감산 영향으로 메모리 재고는 하반기부터 하락세에 접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AI를 제외한 기존 전방 수요의 회복은 예상보다 더딘 만큼 업계는 HBM 수요 성장에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전체 D램 매출에서 HBM을 비롯한 그래픽 D램의 매출 비중이 20%를 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AI 반도체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며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전날 종가 대비 4.22% 오른 12만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12만3천6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삼성전자도 1.64% 오른 6만8천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양사의 HBM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현재 SK하이닉스가 HBM 시장에서 한발 앞서 나가고 있으나, 삼성전자가 뒤를 바짝 쫓는 양상이다.
SK하이닉스는 HBM 4세대 제품인 HBM3를 2021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데 이어 최근 초당 최대 1.15테라바이트(TB) 이상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HBM3E 개발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HBM3E 성능 검증을 위해 엔비디아에 샘플을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내년 상반기부터 HBM3E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HBM은 1세대(HBM)-2세대(HBM2)-3세대(HBM2E)-4세대(HBM3)-5세대(HBM3E) 순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HBM3E는 HBM3의 확장 버전이다.
삼성전자도 최근 북미 GPU 업체로부터 HBM3와 패키징의 최종 품질 승인을 동시에 완료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5세대 HBM인 HBM3P를 24GB 기반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KB증권은 삼성전자의 HBM3 신규 고객사가 올해 4∼5곳에서 내년 8∼10곳으로 늘며 향후 2년간 공급 부족이 예상되는 HBM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했다.
김동권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HBM 턴키(일괄 생산) 공급방식은 공급 부족이 심화하는 HBM 시장에서 공급 안정성을 우려하는 대다수 고객사로부터 긍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어 향후 신규 고객사 확대의 강점 요인으로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가 HBM3e 채용 제품을 2024년 2분기로 제시한 점을 감안하면 시장에 선제적으로 진입하는 업체가 기업가치 제고에 용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사장)은 이날 소셜미디어(SNS)에 "삼성전자는 북미 AI 시장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2024년 말부터 (북미 고객사를 위한) 4나노 제품의 양산이 시작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 사장은 이어 "클라우드 생성형 AI와 엣지 디바이스 AI 분야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고객과 활발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새로운 칩과 패키지 기술, 솔루션 개발을 통해 AI 시대에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고객과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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