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회 본관 ‘시계탑’ 50년 만에 복원된다
1975년 전후로 사라졌던 서울시의회 본관 9층 높이의 시계탑이 약 50년 만에 복원된다. 지금의 태평로 서울시청 맞은편에 일제가 1935년 경성 랜드마크로 만든 공연장의 상징 디자인이었던 이 시계탑은 당시 서울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이었다.
서울시의회는 문화유산 시민단체 ‘(사)한국의 재발견’과 시의회 본관의 시계탑을 복원해 28일 오전 11시 제막식을 열어 시민들에게 공개한다고 24일 밝혔다.
시계는 9층 높이 본관동 위쪽 세 면에 각각 지름 4m 크기로 총 3개가 설치된다. 형태는 원형 설계를 그대로 살리되 전자식 GPS 방식으로 밤에도 잘 보일 수 있도록 시계에 자체 발광 기능(LED)을 추가했다.
시의회 건물의 시계탑은 1935년 건물이 처음 완공됐을 때 46.6m 높이에 함께 만들어졌다가 1970년대 사라졌다.
시의화 관계자는 “어떤 이유로 철거되었는지 아직 명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남아있는 사진 등을 통해 1975년경 철거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지난 6월 ‘한국의 재발견’ 측이 시계 설치에 대한 지정기탁을 제안해 복원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계 설치는 문화재 현상 변경·심의자문 등을 의무적으로 거쳐야 하는 사항은 아니지만 문화재청과 서울시 추천 문화재위원들과 서울디자인재단의 자문을 거쳤다.
국가기록원에서 최초 설계도서를 찾아 시계가 처음부터 건축물에 설치됐다는 점을 확인하고 사진 자료들을 바탕으로 시계 운영 방식과 모양을 추정해 밑그림을 그렸다.
일제가 ‘부민관(府民館)’이라는 이름으로 건축한 서울시의회 본관동은 당시 보기 드물었던 콘크리트 구조물로 지어진 건축물이다.
한국 근대화 과정의 다양한 역사가 담긴 근대문화재이기도 하다. ‘부민관’은 경성부의 ‘부’와 일본 백성이라는 뜻의 신민의 ‘민’을 따서 조합한 것이다. 당시 도쿄 등과 함께 경성을 ‘7대 도시’로 만들려고 했던 일제는 1934년 조선시가지계획령을 공포해 시가지 확장과 정화 작업을 벌였고 일대에서 가장 높게 건물을 지었다.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108031352001
공연장으로 설계돼 일제강점기 각종 공연이 열렸던 건물은 광복 후 미국 육군사령부의 군정청이 사용했다가 1950년 4월 다시 국립극장이 됐다.
하지만 한국전쟁 후 1954~1975년 대한민국 국회의사당의 역할을 했다. 여의도로 국회가 옮기고 나서는 1976~1991년 지방자치 시행 전까지는 세종문화회관 별관이었다. 1991년부터는 서울시의회 본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은 “근대 역사성을 인정받아 2002년 5월 국가등록문화재 제11호로 등록된 시의회 본관동에 시계탑을 복원해 문화재로서의 가치를 높일 수 있게 됐다”며 “영국 런던의 빅벤, 독일 뮌헨의 시청사 시계탑 등 세계 도시를 대표하는 시계탑과 같은 서울을 대표 상징물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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