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펀드, 12일간 中우량주 12.5조원 매도… 7년 만에 최장

글로벌 투자자들이 중국 우량주 중심으로 기록적인 ‘팔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의 23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글로벌 펀드는 전날인 22일까지 12일간 중국 본토 증권시장에서 93억달러(약 12조5000억 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날도 장중 60억위안(약 1조100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하는 등 매도세가 계속됐다. 이는 블룸버그가 지난 2016년부터 관련 데이터를 추적한 이래 최장기간이다.

실제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7일부터 18일까지 중국 최대 주류 제조업체 구이저우마오타이 주식을 홍콩 시장을 통해 62억위안 어치를 팔았다. 이어 대표적인 신재생에너지 업체인 룽지뤼넝(隆基綠能)과 중국공상은행 주식을 각각 47억위안 어치 매도했다.

중국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대표적인 중국 벤치마크 지수인 CSI 300 지수는 이번 달 들어 7.2% 하락해 글로벌 증시 가운데 최악의 성적을 냈다. 이 지수는 지난달 24일 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 이후 시장에 형성됐던 낙관론이 빠르게 증발하면서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최근 하락장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매도한 상위 10개 종목은 CSI 300지수 구성 종목의 시가총액 상위 50개 종목에 포함된다. 이 같은 외국 자금의 중국 시장 이탈은 중국 내 장기적인 주택시장 침체의 여파가 금융시장 전반으로 확산할 우려가 커짐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은 정치국 회의 이후 정책 지원 기대에 대거 투자에 나섰다가 실망스러운 경제지표가 이어지는 데다 경기부양책이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무더기로 이탈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한 대형 헤지펀드는 글로벌 자금이 중국 증시를 침몰시키고 있다면서 시장의 변동성을 부추기는 “목적 없는 파리떼”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이번 달 공개된 중국국제금융공사(CICC)의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 펀드가 보유한 중국 A주는 총발행주식의 4% 미만이라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