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X 예올, 올해의 장인 한기덕·젊은 공예인 김동준 전시회 열어

내달 23일까지 ‘우보만리’ 전시회
디자이너 양태오, 전시 기획 총괄
일상 속 화각 공예·조선 백자의 미학 등
전통 공예의 가치 알리기 나서

샤넬이 한국 공예 후원사업을 하는 재단법인 예올과 손잡고 올해의 장인에 ‘화각장 한기덕(경기도 무형문화재 제29호 화각장 전수교육조교)’, 올해의 젊은 공예인에 ‘도자공예가 김동준’을 최종 선정했다.

샤넬 코리아는 ‘예올 X 샤넬 프로젝트’를 통해 선정된 한기덕 장인·김동준 공예가의 결과물을 선보이는 공동 전시회 ‘우보만리 : 순백을 향한 오랜 걸음’이 25일부터 9월 23일까지 서울 종로구 예올 북촌가에서 열린다고 24일 밝혔다.

올해 프로젝트는 ‘아키텍처럴 다이제스트’(AD)에서 한국인 최초로 세계 100대 디자이너에 선정된 양태오 디자이너가 전시 총괄 디렉팅·작품 협업에 함께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올해의 장인 화각장 한기덕은 얇게 켠 쇠뿔을 통해 화각(華角) 공예를 선보였다. 화각 공예는 쇠뿔을 얇게 갈아 각지(角紙)를 만들고, 그 위에 도안을 그리고 채색하여 가구 또는 소품을 장식하는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전통 공예기법이다.

한 장인은 “화각 공예는 기존에는 화려한 색과 멋스러운 문양에 초점에 맞춰져 있었다면 이번 화각공예는 이런 기존의 방식을 전부 다 배제하고 순수한 소뿔이 가진 텍스쳐, 그 순수함만 표현한 작품”이라며 “이번을 계기로 화각공예의 새로운 장르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장인은 부친인 故 한춘섭(경기도 무형문화재 제29호 화각장)의 뒤를 이어 현재 경기도 성남에서 공방과 온라인 홈페이지 화각닷컴(www.hwagak.com)을 운영하며 가업으로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그는 공예와 디자인을 아우르는 디자이너 양태오와 협업을 진행, 소재 본연의 색상과 질감의 아름다움에 주목한 작품들을 내놨다. 스툴, 조명과 같은 생활 가구들과 옻칠 마감을 더해 사용성을 높인 화각 도시락 등 생소할 수 있는 화각을 일상에서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올해의 젊은 공예인인 도자공예가 김동준은 ‘조선 백자’의 시각적, 감성적 미학을 선보였다. 그는 관요 백자의 산실인 경기 광주 남종면에서 수학하며 익힌 도자 기술을 활용해 그의 이상과 한국의 미를 백자에 담아낸다. 이번 프로젝트 작품들은 그가 오랜 시간 연마한 도자 기술의 결실이다.

그는 “18세기 관요 백자를 베이스로 지방가마에서 나오는 자유분방함을 콜라보한 작품”이라며 “이번 작품을 통해 지방가마의 자유분방함, 그리고 우리 민족이 가지고 있는 순박함을 표현하고자 많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예올은 전통 공예의 가치를 올바르게 성찰해 미래의 새로운 전통을 만들어가고자 노력하는 비영리재단으로, ‘예올 X 샤넬 프로젝트’를 전통공예 후원사업의 핵심으로 다루고 있다. 샤넬은 지난해 예올과 5년간의 파트너십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