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바다 지킨 이순신 장군 ‘2m 장검’ 국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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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자 칼로 하늘에 맹세하니 산하가 떤다' '한번 휘둘러 쓸어버리니 피가 산하를 물들인다'는 뜻이다.
④칼날의 예리함과 견고함, 칼날에 새긴 명문 및 물결무늬 선각장식의 기술성, 칼자루 및 칼집의 테와 고리를 장식한 은입사기법, 가죽・금속・칠 등 다양한 전통공예의 조화로운 활용, 세련된 균형미와 조형감각 등 뛰어난 제작기술과 수준 높은 예술성을 두루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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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尺誓天山河動色(삼척서천산하동색)’ ‘一揮掃蕩血染山河(일휘소탕혈염산하)’
‘석 자 칼로 하늘에 맹세하니 산하가 떤다’ ‘한번 휘둘러 쓸어버리니 피가 산하를 물들인다’는 뜻이다. 충무공 이순신의 두 자루 칼날에 새겨진 시구다. 1594년 경상도 통영 한산도의 수군 진영에서 두 장인을 시켜 만든 이 칼은 왜군을 격퇴하겠다는 장군의 정신이 고스란히 깃들어 있다. 24일 충무공의 호국 의지가 서려 있는 이 칼이 보물에서 국보로 승격됐다.
문화재청은 이날 ‘이순신 장검’을 국보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약 2m에 달하는 이순신 장검은 충무공 종가의 유산으로 전하다가 1963년 장군의 유품인 옥로(갓 위를 장식하는 옥 공예품)와 허리띠(요대), 잔과 받침 등과 함께 ‘이순신 유물 일괄’이란 통합명칭으로 국가보물에 지정됐다. 현재는 충무공 사당인 충남 아산 현충사에 보관중이다.
문화재청 현충사 관리소는 이순신 장검에 대해 “2m 달하는 길이나 4㎏이 넘는 무게로 보아서 실제 사용한 칼로 보기는 어렵고, 의장용이거나 마음을 가다듬기 위하여 방에 걸어두고 보았던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문화재청은 장검이 충무공의 삶과 정신을 보여주는 유물로서 가치가 크다고 설명했다. 문화재청이 장검을 국보로 선정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1795년에 간행된 ‘이 충무공전서’에 나오는 기록과 일치하는 칼날에 새겨진 시구를 통해 충무공 이순신의 역사성을 상징하는 유물로 가치가 탁월하다.
②칼자루 속 슴베(칼날과 자루를 결합하는 부분)에 1594년 태귀련, 이무생이 제작했다는 명문이 남아 있어 제작연대와 제작자가 분명하다.
③조선 도검의 전통 제작기법에 일본의 제작기법이 유입되어 적용된 양상을 밝힐 수 있으므로 학술적인 가치가 높다.
④칼날의 예리함과 견고함, 칼날에 새긴 명문 및 물결무늬 선각장식의 기술성, 칼자루 및 칼집의 테와 고리를 장식한 은입사기법, 가죽・금속・칠 등 다양한 전통공예의 조화로운 활용, 세련된 균형미와 조형감각 등 뛰어난 제작기술과 수준 높은 예술성을 두루 갖췄다.
앞서 이순신 장검은 ‘이순신 장도’라는 이름으로 국보 지정이 예고됐지만, 문화재청은 ‘검’이라는 단어는 권위와 의례와 관련되어 칼의 격을 높일 때 사용한다는 점, 특정 소장자를 강조하거나 용도가 확실한 경우 외날이어도 ‘검’이라는 명칭을 사용한다는 점 등을 고려해 ‘장검’이라는 명칭으로 국보를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칼 한 쌍이 빠진 ‘이순신 유물 일괄’에는 요대를 보관하는 함이 추가됐다.
한편, 문화재청은 이날 추사 김정희가 남긴 마지막 난초 그림으로 여겨지는 ‘김정희 필 불이선란도’등 총 4건의 유물도 보물로 지정했다. 문화재청은 “10대 때부터 묵란(墨蘭)을 즐겨 그렸던 추사 김정희가 난초를 서예의 필법으로 그려야 한다는 자신의 이론을 실천적으로 보여준 작품이다”고 설명했다. 조선시대 불화인 ‘기장 고불사 영산회상도’, 청동으로 제작한 ‘파주 보광사 동종’, 불교 경전인 ‘불조삼경’도 보물로 지정됐다.
이승준 기자 gam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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