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정 "외모 덕 많이 봐, 외모뿐인 빈 껍데기 되지 않으려 노력했다" [인터뷰M]
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에서 죄수번호 1047로 불리게 된 김모미를 연기한 고현정을 만났다.
'마스크걸'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진 평범한 직장인 김모미가 밤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인터넷 방송 BJ로 활동하면서 의도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김모미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그렸다. 3명의 배우가 '김모미'라는 한 인물을 연기하는 파격 설정, 매혹적인 이야기로 공개 3일만에 글로벌 TOP 10 시리즈(비영어) 부문 2위에 올라섰고 일본, 홍콩,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14개국 TOP 10 진입한 '마스크걸'이다.
미스코리아 출신의 배우로 "외모로 등극했다"라는 고현정은 "그때는 제가 괜찮은 줄 알았다. 중간에 방송을 쉬다 다시 나왔을때도 외모덕을 본다고 생각했다."라며 자신의 외모에 대해 지나치다고 생각될 정도로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여러 구설에도 오르고 난관에 봉착하기도 했을 때도 외모 이야기가 많았다. 진짜 내가 이쁜가? 피부가 좋기는 한데 모질게 떠났던 나를 따뜻하게 맞아주시는 시청자들을 보며 이것도 외모 덕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라며 이전까지 자신의 외모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를 이야기하는 고현정이다.
하지만 반백년을 살고 보니 생각이 달라졌다고. 그는 "제 인생에서 외모가 아닌 운이 8~9할이었다는 생각을 50살이 넘으며 하게 되었다."라며 '마스크 걸'의 출연 제안을 받은 것부터가 너무나 운이 좋아서라고 했다.
SNS도 하지 않고 이메일 계정조차 없을 정도로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살고 있기에 자신의 취향, 정보, 의지를 알릴 기회가 없었다는 고현정은 "내가 이런 작품 하고 싶다는 생각은 갖고 있었지만 드러내지 않았고, 영화계 사람들과의 교류도 거의 안 하는 편이어서 이번 제안은 그야말로 공평했다는 생각이 들더라. 특화된 역할로 소비되고 싶은 마음이 정말 간절하다. 이런 장르물이 저에게 오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 작품이 들어왔을 때 정말 반가웠다. 저라는 사람을 이런 장르극에서 떠올려줬다는 게 너무 신기하다"라며 이 작품의 캐스팅 이유를 운이 좋아서라고 판단했다.
외모가 전부인 줄 알고 살아왔으나 나이를 먹고 보니 "어떤 걸 노력하고 있는지, 무엇을 간절히 바라는지가 더 중요하더라"라는 고현정은 "말을 하며 생각하다 보니 외모는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생각해 보니 외모가 저에게는 큰 도움이 되었다. 고현정의 처음이자 끝이 외모다. 그런데 외모만 있지 않으려고 노력은 했다. 빈 껍데기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라며 '미스코리아 출신'이라는 타이틀로 대중에게 얻기 쉬운 오해에 대해 나름의 항변을 했다.
고현정은 '마스크 걸'의 제작보고회 때 '얼탱이'라는 단어를 언급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제 얼굴에 대해 그런 표현을 한 이유는, 아무리 이쁜 사람도 자기 얼굴에 만족하지 않을 것. 요즘 제가 그런 생각을 좀 많이 하고 있다. 똘망 똘망 한 얼굴이 아니고 페이소스도 느껴지는 얼굴이면 더 다양한 역할이 오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해명하며 예쁜 얼굴로 인해 역할에 제한을 받는 것 같아 아쉽다는 뜻을 전했다.
그나마 고현정이 연기로서 변신을 가져오는 건 예쁘고 밝은 역할이 아닌 예쁘지만 어두운 역할을 하는 것이었다. 최근에도 어두운 작품을 했던 그는 "밝은 역할 진짜 하고 싶다. 직업도 변호사, 판사 등 따지고 드는 역할인데 그런 거 그만하고 싶다. '대추나무 사랑 열렸네'에서 말숙이로 데뷔했는데 그런 밝은 역할 하고 싶다. 더 늙기 전에 저를 가져다 쓰시면 좋지 않을까?"라며 밝은 역할에 대한 갈증을 드러냈다.
이런 캐릭터에도 어울린다는 평을 받으며 기뻤다는 고현정은 "강요하거나 윽박지르지 않는 디렉션을 받으며 착함과 바름의 힘이 크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김용훈 감독에겐 다 해드리고 싶었다. 다음에 또 써달라고도 부탁드렸다."라며 연기 변신에 김용훈 감독의 디렉션이 큰 영향을 주었다며 공을 돌렸다.
파격적인 이야기와 배우들의 완벽한 연기로 전 세계 넷플릭스 TOP 10에서 놀라운 약진을 보여주며 웰메이드 시리즈를 입증한 '마스크걸'은 넷플릭스에서 절찬 스트리밍 중이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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