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조사국 "中 리스크 아직 가늠 어려워…상하방 요인 혼재"[일문일답]

하상렬 2023. 8. 24.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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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8월 수정경제전망 기자설명회
올해 성장률 1.4% 유지…내년 성장률은 2.2%로 하향
물가 전망, 올해·내년 각각 3.5%·2.4% 유지
"중국 부진·단체관광객 허용, 9월께 가늠"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한국은행 조사국이 24일 우리나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4%로 전망하면서 석 달 전 예상을 유지했다. 조사국은 최근 대두되고 있는 중국 경제 리스크에 대해 불확실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하면서, 다음달께 가늠할 수 있지 않겠냐고 전망했다.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제공)
한은은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1.4%로 지난 5월 전망을 유지했다. 조사국은 하반기 이후 완만한 소비회복, 수출 부진 완화 등으로 점차 나아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중국경제 향방과 주요 선진국 경기흐름, 국제 에너지가격 등 불확실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내년 연간 성장률은 2.2%로 지난 5월(2.3%)보다 0.1%포인트 낮춰잡았다.

반면 올해 소비자물가상승률과 내년 물가상승률은 각각 3.5%, 2.4%로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조사국은 국제유가 추이, 기상여건, 국내외 경기 흐름, 누적된 비용상승압력의 파급영향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24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경제전망 설명회. 왼쪽부터 박경훈 모형전망팀장, 박창현 물가동향팀장, 최창호 조사국장, 김웅 부총재보, 김민식 조사총괄팀장, 윤용준 국제무역팀장.(사진=한국은행 제공)
다음은 한은 조사국과의 수정경제전망 설명회 일문일답이다.

-이번 경제전망에서 중국 리스크를 100% 반영했다기 보단 좀더 지켜보자는 입장인가. 향후 중국 경제 관련 성장 조정 여지가 있는가.

△(김웅 부총재보) 중국 상황의 불확실성이 크기에 저희가 제시한 방법이 베이스라인(baseline)과 하방압력이 높을 경우 등 시나리오다. 중국 부동산 부진으로 성장세가 추가로 약화되는 경우 베이스라인(1.4%)에서 0.1%포인트 정도 성잘률이 하락된다. 이를 상쇄하는 것은 중국 단체관광객 허용 영향이다. 불확실하다고 표현한 것은 중국정부의 경제정책 대응도 가늠하기 힘들고, 단체관광객도 실제로 얼마나 들어올지 모른다. 9월 정도면 이 두가지 요인이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고 본다.

-경상수지 흑자규모를 270억달러로 5월 전망치(240억달러)보다 높였다. 상품수지 흑자폭 전망이 커진 이유도 궁금하다.

△(최창호 조사국장) 전체적으로 상품수지가 개선된 부분이 크다. 상반기 경상수지가 예상치보다 실적이 좋았다. 하반기는 단체관광객 허용 부분에서 플러스(+) 요인이 있다. 상품수지의 경우 당초 봤던 것보다 수출이 하회했다. 전체적으로 수출이 주는 것보다 수입이 많이 줄어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 전반적으로 대중 수출이 회복세가 더디고, 수입 쪽은 설비투자가 둔화됐기에 에너지 수입이 줄어 전체적으로 상품수지가 올라갔다고 보면 된다.

-중국 단체관광객 허용으로 하반기 입국자수가 증가한다고 추정했다. 이게 어느 정도 우리나라 경제성장에 영향을 미치나.

△(최창호) 올해 80만명, 내년 120만명을 추정한다. 올해 성장률 효과는 0.06%포인트, 내년엔 0.04%포인트로 봤다. 기본적으로 우리나라보다 먼저 단체 관광을 허용했던 싱가포르의 관광객 회복 속도를 적용해 시산했다고 보면 된다.

-경제전망 전제치로 주요국 통화긴축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전제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

△(최창호) 세계경제 상황에 대한 판단이라고 보면 된다. 기본적으로 세계 경제가 상반기 서비스 중심으로 예상보다 양호했다. 하반기 금리인상 파급효과가 둔화될 것으로 보이고, 인플레이션은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좋아 여전히 더디게 둔화되는 상황이다. 미국에선 연착륙 기대가 커지고 있다. 거기에 따라 시장금리 기대가 조정되는 상황이다. 5월 전망 당시엔 미국의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이 있었지만, 현재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낮아지고 내년 초중반쯤 돼야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로 바뀌었다. 이를 감안했다.

-성장률이 어떻게 계산됐는지 궁금하다.

△(최창호) 당초 미국이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 영향으로 신용 긴축 영향이 하반기 있을 것으로 봤는데, 생각보다 미국 경제가 잘 유지되고 있다. 신용 긴축 영향이 낮다고 보고 있고, 주택 가격 반등 흐름도 보이고 있다. 이를 반영해 성장률을 높였다. 중국경제는 부동산시장이 침체돼 있고 대외수요가 부진해 성장률을 낮추고 있다. 대체로 두 개가 상쇄될 것으로 봤다.

-민간소비 전망은.

△(최창호) 금년 2분기 들어 주춤했다. 이는 팬트업소비가 정상화되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 속도가 완만해지는 측면이다. 또 2분기 날씨 영향도 있다. 주말마다 비가오면서 소비를 제약한 측면이 있다. 그런 일시적 측면이 혼재됐다. 앞으로 미시적 요인이 사라지면서 회복 흐름을 재개하겠지만, 전체적으로 고금리로 인한 원리금 상환이 제약 요인으로 회복세가 완만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전망에서 정부지출은 어떻게 본 건가. 세수부족에도 불구하고 예정만큼 지출하는 것으로 가정하고 계산했나.

△(김웅) 정부지출 관련해선 한국은행에서 답변드리기 적절치 않다. 다만 정부가 세수 재추계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 결과를 저희가 기다리는 상황이다. 또 정부가 세수 부족분 충당 방법들을 여러가지 감안하고 있다. 저희 성장률 전망에 정부 지출이나 세수가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선 정부 계획이 잡혀야 가능하다. 4분기 정도에 말씀드릴 수 있겠다.

-주택가격이 회복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근거는 무엇인가.

△(김웅) 지역별로 차이가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향방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거래가격 같은 경우 지난해 -15% 정도 떨어졌다. 2월부터 플러스 전환되고 있는데, 연착륙이 진행되고 있는 과정으로 봐야하지 않나 생각한다. 저희가 걱정하는 것은 주택가격이 진정된 상황에서 가계부채가 늘어난 부분이다. 이 과정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최창호) 연초엔 주택가격 하락 기대가 우세했던 것 같다. 최근엔 상승 기대가 조금 더 많긴 하지만, 하락 기대도 있다. 공급부족에 대한 기대로 인한 상승 기대도 있고, 최근 거래가 실수요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그런 부분이 소진되고 나면 조정될 것이란 기대도 있다.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 같다. 전체적으로 조심스럽게 판단하고 있다.

-국제유가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한은이 전망을 낮춘 배경이 궁금하다.

△(김웅) 5월 국제유가는 브렌트유 기준 70달러대였다. 7월 들어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으로 80달러대 중반까지 올랐다. 낮춘 이유는 2분기 실적치 때문이다. 5월 전망 당시 2분기 국제유가를 81달러로 봤는데, 실제론 78달러였다. 수요 측면에서 보면 중국경기 회복세 약화가 있다. 이같은 하방요인을 감안해 낮췄다. 흐름 자체는 하반기 올라가는 흐름으로 잡았다.

-반도체 경기가 4분기 개선될 것으로 보는 근거는 무엇인가.

△(김웅) 반도체 경기 흐름을 평가하는데 여러가지 기준이 있다. 매출액, 가격 물량 등이 있다. 매출액은 플러스로 이미 돌아섰다. 통관기준 수출 금액 자체는 줄어들고 있지만, 물량을 보면 5월부터 플러스로 돌아서서 이어지고 있다. 또 가격은 추가로 더 떨어지지 않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어느정도 반도체 부분의 부진이 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본다. 데이터로 평가하는 것이다. 반도체 가격 반등 시점에 대해선 주요기관 의견을 보는데 주요기관들은 올해 4분기부터 올라간다고 보고 있다. 세가지 모멘텀이 있다. 첫번째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감산이다. 두 번째는 인공지능(AI)과 관련된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세번째는 전방업체의 재고 재축적 과정이 있다. 상품만드는 전방업체의 재고가 낮다. 이 세가지 모멘텀을 갖고 4분기부턴 가격 올라설 것이라는 게 주요 기관들의 공통의견이다.

하상렬 (lowhig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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