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어디 아픈가 했더니...팔꿈치 인대 손상돼 ‘투수 시즌 아웃’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팔꿈치 부상으로 2023시즌 메이저리그 잔여 경기에 투수로는 뛰지 못한다.
오타니는 24일 신시내티 레즈와 벌인 2023 MLB(미 프로야구) 홈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투수 겸 2번 타자로 출전했다. 그런데 2회 투구 도중 팔에 이상을 느껴 마운드를 내려갔다. 구단 측은 ‘팔 피로 증상’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검진 결과 공을 던지는 오른쪽 팔꿈치 내측 인대 파열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투수로는 ‘시즌 아웃’이다. 구단 측은 수술이 필요한 지에 대해선 아직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오타니는 2018 시즌을 마치고 팔꿈치 인대 재건 수술을 했다. 타자로는 계속 활약했으나 투수로는 2020년 복귀해 2경기만 소화했고,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공을 던졌다.
오타니에겐 24일 신시내티전이 2주 만의 등판이었다. 지난 10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투수로 시즌 10번째 승리(5패)를 거뒀던 그는 당초 15일 텍사스 레인저스전에 등판할 예정이었다가 한 차례 건너뛰었다. 필 네빈 감독에게 “한 번 등판을 쉬고 싶다”고 요청했다.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나온 줄 알았지만, 24일 마운드에 선 오타니의 구위는 시원치 않았다. 1회 초는 내야 땅볼, 삼진 2개로 끝냈다.
2회 초 다시 마운드에 오른 오타니는 첫 타자 스펜서 스티어를 볼 넷으로 내보냈다. 마지막 볼로 던진 직구는 포수 오른쪽으로 크게 빠지는 폭투였다. 오타니는 후속 조이 보토를 유격수 뜬 공으로 잡았다. 그런데 다음 타자인 크리스찬 엔카나시온-스트랜드와 대결하면서 이변이 일어났다. 볼 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시속 151km 직구로 파울을 유도한 직후, 몸에 이상이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오타니는 더그아웃에서 나온 트레이너와 통역과 대화하면서 얼굴을 살짝 찡그리는 모습을 보였다. 결국 공 26개만 던지고 물러났다. 이날 투수 성적은 1과 3분의1이닝 무실점(1볼넷 2탈삼진). 최고 구속은 152km였다. 평소 최고 구속보다 6km 정도 느렸다.
오타니는 타자로도 한 타석만 소화했다. 1회 말 무사 1루에서 선제 2점 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44호. 오타니는 맷 올슨(애틀랜타 브레이브스·43홈런)을 제치고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선두로 나섰다.
이후 2회 투구를 하다 물러난 오타니는 3회 말 타석에서 대타와 교체되며 완전히 경기에서 빠졌다. 마운드에서 내려온 뒤 지명타자로 타자로 나섰던 평소와는 달랐다. 오타니는 더블헤더 2차전엔 2번 지명 타자로 출전해 5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에인절스는 1차전 4대9, 2차전은 3대7로 지며 최근 4연패를 당했다.
오타니는 올해 큰 부상은 없었지만, 몸에 여러 차례 이상 증세를 보였다. 앞선 4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선 4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다 공을 던지는 오른손과 손가락에 경련 증세가 생겨 일찍 교체됐다. 당시 타자로는 계속 뛰며 40호 홈런을 쳤다. 손가락에 물집이 잡히고, 허리 근육과 다리 경련이 생긴 적도 있다.
오타니는 이번 시즌 아메리칸리그 MVP(최우수선수)를 예약한 상태다. 2021년에 이어 두 번째 만장일치 수상이 유력하다. 올해는 투수 최고의 영예인 사이영 상도 처음으로 받을 만 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그는 10승5패(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하며 뉴욕 양키스의 게릿 콜(10승4패·평균자책점 3.03) 등과 경쟁 중이었다. 하지만 최근 몸이 좋지 않아 조기 강판 하는 경우가 잦아지더니 결국 팔꿈치 인대가 손상됐음이 드러났다.
오타니가 이번 시즌 남은 경기에 등판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사이영 상은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그는 작년엔 메이저리그 데뷔 후 최고 성적(15승9패·평균자책점 2.33·166이닝)을 올렸다.
그는 이번 시즌을 마치면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다. 역대 최고 대우를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는데, 부상이라는 돌발 변수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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