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앞두고 ‘원전 오염수’ 방류···‘수산물 선물세트’ 쪽박이냐, 대목이냐!
“오염수 확산전 생산된 상품” 수요로 대목 전망도
일본이 결국 24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시작함에 따라 추석을 앞두고 수산물 선물세트 예약 판매에 들어간 유통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오염수 이슈로 수산물 선물을 기피하는 현상이 확산될 경우 큰 손실 우려가 있기 때문. 반면 오염수가 바다로 본격 확산되기 이전에 생산·가공된 수산물을 확보해 놓으려는 수요로 오히려 수산물 선물세트 판매가 대목을 맞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실제로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원전 오염수가 퍼지기 전에 냉동 포장 수산물, 소금, 건어물 등을 미리 사놓아야 한다는 의견도 잇따르고 있다.
이에따라 유통업계는 대체 상품으로 한우 물량을 추가 확보할 수 있는지 검토하는 한편 안전한 수산물 확보를 위한 산지 발굴에도 나서 등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에 나섰다. 일부에서는 오염수 방류 이후 공급 부족이 일어날 것을 대비해 내년 설 선물 물량까지 비축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백화점은 굴비(참조기), 옥돔, 갈치, 멸치 등 추석 선물세트의 수산물은 4월 이전에 사들인 상품으로 꾸린 것은 물론 대표 품목의 추석 비축 물량을 올 설의 3배 이상 확보했다고 밝혔다. 특히 내년 설 선물세트로 쓸 수산물까지 미리 구매해 비축 물량 역시 평소에 비해 50~60% 정도 늘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내년 설 물량을 미리 확보해 명절용 수산물 물량이 2배가량 늘었다면서, 아르헨티나, 캐나다, 에콰도르 등 일본과 먼 산지에서 들여 온 수산물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판매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마트업계는 한 발 앞서 비축물량을 모두 채워놨다. 마트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와 이마트, 롯데마트 등 선물용 굴비나 갈치를 지난 상반기에 모두 구매해 비축해 놓은 상태다.
하지만 이같은 대책에도 불구하고 수산물 선물을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하면 그대로 재고로 쌓여 손실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이미 소비 위축을 체감하고 있다.
수산업계 한 관계자는 “원전 오염수의 영향이 미미하다는 (일본과 한국정부의) 분석과 관계 없이 수산물 소비 침체는 이미 진행되고 있고 피해 규모는 예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마트 업계의 한 관계자는 “명절 선물용 굴비나 갈치 등은 냉동 상태로 보관할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업체가 내년 설 물량까지 모두 마련해 놓은 상태”라면서도 “이미 대부분의 업체에서 일본산 수산물을 판매하지 않고 있지만, 이번 오염수 방류 조치가 수산물 소비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충진 기자 h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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