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가계 실질소득 역대 최대폭 감소... 코로나 지원금 빠지고 고물가 탓
올해 2분기(4~6월) 가계 실질소득이 지난해 주어졌던 코로나 손실보전금이 빠지고, 고(高)물가까지 덮치며 3.9% 줄었다. 감소폭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각 가정에서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소비 여력을 뜻하는 가처분소득도 2분기 역대 최대폭으로 쪼그라들었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79만3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0.8% 줄었다. 2분기 기준으론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6년 이후 최대폭 감소이고, 모든 분기를 다 따지면 2009년 3분기(-1.3%)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고물가 여파로 실질소득은 더 감소하며, 지난해 2분기보다 3.9% 감소했다. 2분기끼리는 물론 전(全) 분기로 따져도 2006년 이래 역대 최대폭 감소다. 작년에 코로나 피해 소상공인에게 최대 1000만원까지 주어졌던 ‘손실보전금’이 올해는 없는 영향이 컸다. 월평균 소득 손실보전금을 포함한 공적이전 소득은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26.4%나 줄었다. 가계 실질소득이 3.9%나 줄어든 건 근로소득이나 재산소득이 늘었음에도 공적이전 소득 감소가 내리누른 효과가 크다는 게 통계청 설명이다.
올해 2분기 가구당 월평균 가계지출은 365만2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4.1% 늘었다. 특히 생활에 필요한 재화·서비스를 사는 데 든 비용을 말하는 소비지출은 269만1000원으로 2.7% 증가했다. 하지만 물가 수준을 감안한 실질 소비지출은 지난해 대비 0.5% 줄었다.
또 이자비용이나 사회보험료 등을 포함한 2분기 월평균 비소비지출은 96만2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 늘었다. 고금리 영향으로 이자 비용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4% 늘어난 탓이다. 이에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을 뺀 가구당 월평균 처분가능소득은 383만1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줄면서 2006년 이후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이진석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지난해 2분기보다 이전소득은 쪼그라들고, 비소비지출은 늘어나며 실제 소비할 수 있는 여력인 가처분소득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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