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는 한 장!” “한시처럼 절제” KT 임직원, 김영섭 대표에 긴장

구교형 기자 2023. 8. 24.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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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정식 대표 취임 후 인사 범위 촉각
첫 데뷔는 GSMA 주관 ‘모바일360’ 행사
‘디지털 전략과 비전’ 주제 기조연설 참여
김영섭 KT 차기 대표이사 후보.

KT 차기 대표이사로 낙점된 김영섭 후보가 다음달 7일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 주관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한다. 대표 취임 후 첫 대외 무대 데뷔로 연설 내용 수정을 거듭하며 준비에 온 힘을 다하고 있다.

또 30일 주주총회를 통한 대표 취임까지 불과 엿새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김 후보는 대다수 현안보고를 ‘보고서 한 장’으로 받고 있다. 김 후보의 결정에 따라 진퇴가 정해지는 임원들은 기존과 다른 파격적인 보고 형식에 쩔쩔매는 분위기로 전해졌다.

24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김 후보는 다음달 7~8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리는 ‘모바일360 아시아태평양(M360 APAC)’ 행사에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디지털 전략과 비전’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다. GSMA가 글로벌 모바일 어젠다를 논의하기 위해 대륙별로 개최하는 행사로 서울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후보는 기조연설 내용을 놓고 장고하고 있다. 유관 부서가 보고한 내용을 거듭 수정·보완하라고 주문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김 후보 입장에서는 취임 후 맞는 가장 중요한 자리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매츠 그란리드 GSMA 사무총장, 양 지에 차이나모바일 회장 등도 김 후보와 함께 연단에 선다.

또 김 후보는 취임을 앞두고 서울 광화문 사옥과 송파 사옥을 오가면서 임원들로부터 각종 현안보고를 청취 중인데 “모든 보고서를 한 장으로 간략하게 만들어서 보고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전에는 대표들에게 전달되는 보고서 분량이 10장 이상인 경우가 허다했다. 현안과 관련된 다양한 통계치 등을 담다 보니 문서가 길어진 것이다. 그런데 김 후보가 새로 온 뒤 보고서 스타일이 확 달라지자 임직원들이 이에 적응하느라 어려움을 겪고 있다.

KT 관계자는 “김 후보가 한시(漢詩)에 능통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보고서도 한시처럼 압축적이고 절제된 형태를 선호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학에 조예가 깊은 김 후보는 2013년 성균관대 유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특히 직원들이 만든 보고서를 들고 직접 대면보고 하는 임원들의 경우 생살여탈권을 쥔 김 후보의 마음을 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후문이다.

KT 내부에서는 LG 출신 구조조정 전문가인 김 후보가 취임하면 조직 개편과 함께 인적 쇄신이 단행될 것으로 본다. 최근 직원들 사이에 메신저로 특정 임원들의 진퇴 여부가 담긴 인사 하마평도 돌고 있다. 일설에는 김 후보를 LG CNS에서 오랜 기간 보좌했던 임원 몇몇이 KT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구교형 기자 wassup0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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