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대구공항 착륙 직전 비상문 연 30대 정신감정 하기로

제주공항발 대구공항행 아시아나 항공기에 탑승한 30대 이모씨가 지난 5월26일 착륙 직전 출입문을 개방한 혐의(항공보안법 위반)로 경찰에 긴급체포되고 있다. 연합뉴스

대구국제공항에 착륙하는 항공기 출입문을 열어 승객들을 공포에 떨게 한 혐의(항공보안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이모씨(32)에 대해 법원이 정신감정을 하기로 했다.

대구지법 형사5단독 정진우 부장판사 심리로 24일 열린 공판에서 법원은 심신 미약을 주장하는 이씨 측의 정신감정 의뢰 요청을 받아들였다.

이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범행 당일 심신 미약으로 제주119에 신고하고 가족과 통화한 후 병원에 가기 위해 비행기에 탑승했다”면서 “감형을 위해서가 아니라 피고인이 적절한 치료와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고 안전한 시민으로 사회 복귀를 희망해 신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정신감정으로 범행 당시 피고인의 심신 미약을 가릴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정신감정 신청으로 재판을 지연시키거나 감형 수단으로 삼으려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 5월26일 오전 11시49분쯤 제주공항을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OZ8124편 여객기에 탑승한 뒤 낮 12시37분쯤 대구공항에 착륙하기 직전 비상구 출입문을 강제로 연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여객기에는 승객과 승무원 등 197명이 타고 있었다. 이 가운데 9명은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병원에 옮겨졌다. 경찰이 비행기록 장치를 통해 확인한 결과 출입문 개방 당시 고도는 224m, 속도는 시속 260㎞였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