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 소폭 하향조정…"中 경제 빠른 회복 어려워"
'차이나 리스크' 반영
올해 성장률은 1.4%…기존 전망 유지
"中 관광객 유입, 美 경제 연착륙 가능성 등도 고려"
한은 "변수 많아…10월쯤 구체 전망 가능"
부동산 위기가 부각된 중국을 둘러싸고 경기침체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한국은행은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4%로 유지했다. 다만 내년 전망치는 지난 5월에 제시한 2.3%에서 0.1%포인트 낮췄다.
한국은행은 24일 발표한 수정 경제 전망에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5월과 동일한 1.4%로 제시했다. 앞서 한은은 작년 2월(2.5%) 이후 5월(2.4%), 8월(2.1%), 11월(1.7%)과 올해 2월(1.6%), 5월(1.4%)까지 다섯 차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다가 이번에 멈췄다. 한국의 최대교역국인 중국의 경제 불안으로 해당 전망치가 이번에도 하향 조정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적지 않았지만, 일단 기존 전망을 유지한 것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그 이유에 대해 "중국인 단체 관광객 유입, 미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 증대 등 상방 요인도 함께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중국 경제에 상황에 대해선 "부동산 침체 등으로 회복세가 약화됐으며, 향후 정부 부양조치 등으로 회복세를 이어가겠지만 그 속도는 예상보다 완만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경제 상황을 놓고는 "금리 인상의 영향이 가시화되면서 성장세가 점차 둔화되겠지만, 견조한 고용 등에 힘입어 당초 예상보다 양호한 경기흐름을 나타낼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은의 부문별 올해 경제 전망을 살펴보면, 작년 4.1% 증가한 민간소비는 올해는 2.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5월 전망치 대비 0.3%포인트 내려간 수치다. 작년 -0.9%를 기록한 설비투자 증가율은 올해 -3.0%로 감소세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됐다. 재화수출 증가율은 작년 3.6%에서 올해 0.7%로, 재화수입 증가율은 4.3%에서 -0.8%로 하락이 예상됐다.
한은은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2.2%로 기존 대비 0.1%포인트 낮춰 잡았다. 한은은 올해 2월 해당 전망치를 2.4%로 제시했다가 5월에 2.3%로 수정한 뒤 이번에 2.2%로 또 하향 조정했다.
이 총재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유지하면서도 내년 전망치는 하향 조정한 배경에 대해선 "한은이 7월에 예상했던 올해 중국 성장률은 지금과 크게 다르진 않다"며 "(다만) 내년 성장률을 낮춘 건 중국의 부동산 시장 상황을 볼 때 기존 예상과 달리 내년까지도 중국 경제의 빠른 회복은 가능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이 같은 경제 전망을 내놓으면서도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한은은 "향후 성장경로 상에는 중국 경제 향방과 국내 파급 영향, 주요 선진국 경기 흐름, 국제 에너지가격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이 총재도 "성장률 전망치를 조정할 이유가 없는지는 유가나 미국 연방준비제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9월 금리 결정 등을 보고 10월쯤 더 자세하게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조정 가능성도 열어둔 것이다.
이런 만큼 한은은 이번에 경제성장률 전망치 조정 시나리오도 함께 제시했다. 첫 번째로 '미국 등 주요국 경제가 양호한 성장 흐름을 지속하면서 IT경기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면 올해 성장률은 1.5%, 내년 성장률은 2.4%로 오를 것이라고 봤다. 두 번째로는 '중국 부동산 부진 지속으로 성장세가 추가로 약화되는 경우'엔 올해 성장률이 1.2~1.3%, 내년 성장률은 1.9~2.0%로 현재 전망치를 밑돌 것으로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지정학적 리스크, 이상기후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추가 상승'할 땐 주요국의 통화 긴축이 강화되면서 마찬가지로 올해 성장률은 1.3%, 내년 성장률은 2.1% 수준으로 낮춰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은은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5%로 5월 전망을 유지했지만, 근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보다 0.1%포인트 높은 3.4%로 제시했다.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 전망치는 270억달러로, 기존 대비 30억달러 상향 조정됐다. 한은은 "하반기엔 중국 단체 관광 허용 등의 영향이 더해지면서 상반기보다 흑자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올해 취업자수 증가 규모 전망치는 기존보다 4만 명 많은 29만 명으로, 실업률 전망치는 기존보다 0.1%포인트 낮은 2.9%로 수정됐다.
한편 한은은 주택 시장과 관련해선 "(시장의) 가격 상승 기대가 점차 높아지고 있지만 최근 신규 대출금리 반등, 아파트 매물 증가, 역전세 리스크 상존 등이 주택 매매 가격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주택 시장이 본격적인 회복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시장에 번지는 '집값 바닥론'에 대한 견해를 묻는 질문에 "집값이 어떻게 될 지에 대해선 얘기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면서도 "돈을 빌려서 집을 살 경우에 생기는 금융 비용이 한동안 지난 10년처럼 (금리) 1~2% 수준으로 낮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기 때문에 이를 감당할 수 있는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신중론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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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성완 기자 pswwa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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