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에 귀신 붙었다”…좁은방서 여성 앉혀놓고 40대男이 한 짓

항소심서 퇴마의식 일부 무죄…7년→5년 감형

무속인 A씨가 퇴마의식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 = 블로그 캡처]

퇴마의식으로 병을 치료해주겠다며 여성 수십명을 유사강간하거나 성추행한 무속인이 항소심에서 감형을 받았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고법 제주형사1부(부장 이경훈)는 유사강간과 강제추행, 사기 혐의로 1심에서 징역 7년을 받은 무속인 A(48·남)씨의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또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5년간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기관 취업제한 등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2019년 5월부터 2021년 11월까지 제주 서귀포시에 있는 자신의 신당에서 퇴마의식을 빙자해 여성 20여명을 유사강간하거나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퇴마비, 굿비 등 명목으로 2000여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도 받는다.

지인을 통해 소개를 받거나 인터넷 검색을 통해 신당을 찾아온 여성들을 상대로 A씨는 “자궁에 귀신이 붙었다” “퇴마하지 않으면 가족이 단명한다” 등의 말로 퇴마의식을 받도록 유인했다.

그는 또 “나는 귀신 쫓는 것으로는 대한민국 1%엑소시스트다” “암도 고칠 수 있다” “모든 것을 꿰뚫어 본다” 등 허위사실로 피해자들을 속였다.

2명이 앉기도 힘든 좁은 공간에서 A씨는 무속행위를 빙자해 피해자들의 신체를 만졌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사실 관계를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행위가 의사가 진료비를 받고 치료하는 것과 같아 죄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우리 사회가 받아들여온 무속 행위 범주를 벗어난 행위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피고인이 누구에게 어떻게 무속행위를 배웠는지 불분명한 것도 이유로 들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추행 혐의 중 일부를 퇴마 행위로 판단, 무죄로 인정해 감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