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뿔 갈고, 흙 빚어 완성한 아름다움…순백에 깃든 '우보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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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전통의 맥을 이으며 아름다움을 추구해 온 장인과 젊은 공예가의 작품을 함께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재단법인 예올과 샤넬 코리아는 이달 25일부터 서울 종로구 예올 북촌가와 한옥에서 '우보만리(牛步萬里) : 순백을 향한 오랜 걸음' 전시를 선보인다고 24일 밝혔다.
전시장에서는 화각 뚜껑과 백자 합 등 두 작가가 협업한 작품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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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우리 전통의 맥을 이으며 아름다움을 추구해 온 장인과 젊은 공예가의 작품을 함께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재단법인 예올과 샤넬 코리아는 이달 25일부터 서울 종로구 예올 북촌가와 한옥에서 '우보만리(牛步萬里) : 순백을 향한 오랜 걸음' 전시를 선보인다고 24일 밝혔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예올 X 샤넬 프로젝트' 결과를 보여주는 자리다.
프로젝트의 '올해의 장인'에 선정된 경기도무형문화재 화각장(華角匠) 전승교육사 한기덕 씨와 '올해의 젊은 공예인'에 뽑힌 도자 공예가 김동준 씨의 작품을 선보인다.
화각은 소의 뿔을 얇게 갈아 투명하게 만든 판을 뜻한다.
경기도 무형문화재 화각장 보유자였던 고(故) 한춘섭 씨의 뒤를 이어 화각 공예의 맥을 잇고 있는 한기덕 씨는 화각 본연의 아름다움과 결을 살린 작품을 공개한다.
개막에 앞서 전시장에서 만난 한기덕 씨는 "기존의 화각 공예가 화려한 색이나 문양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에는 이를 배제하고 소뿔이 갖는 텍스트를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소뿔 160개가 들어간 화각 이층장이 대표적이다.
두꺼운 뿔을 펴낸 뒤 갈고 또 갈아서 얇게 만든 각지(角紙)를 활용한 이층장은 흰색 단청 안료칠을 더해 순백의 아름다움을 돋보이게 한다.
그간 달항아리 작업으로 이름을 알린 도예가 김동준 씨는 일상에서 한 번쯤 마주했을 법한 그릇, 화병, 합(盒·음식을 담는 그릇의 하나) 등 생활형 도자기를 선보인다.
김동준 씨는 "조선 관요의 긴장감과 고급스러움, 지방 가마의 자유분방함, 우리 민족의 순박함 등을 더했다"며 "초심으로 돌아가 고민한 끝에 나온 결과물"이라고 소개했다.
전시장에서는 화각 뚜껑과 백자 합 등 두 작가가 협업한 작품도 볼 수 있다.
전시를 기획·총괄한 양태오 디자이너는 "전시 제목인 '우보만리'는 앞을 향해 우직하게 한 걸음씩 옮기며 많은 것을 이뤄낸다는 점에서 두 작가의 행보와 닮아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화각 공예는 가구를 꾸미는 보조적인 수단을 넘어 재료의 특성과 본연의 아름다움을 드러내고자 했다. 공예가 미래를 향해 어떻게 움직이고 발전하는지 봐달라"고 말했다.
김영명 예올 이사장은 지난 1년간 작업해 온 두 작가에 감사를 표하며 "소중한 우리의 아름다움이 일상에서 빛나는 그날까지 한국 공예를 꾸준히 아끼고 지켜내겠다"고 밝혔다.
전시는 9월 23일까지.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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