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구에 머리 맞고, 동료 실책에도 두둔…브랜든, 나도 복덩이랍니다

김하진 기자 2023. 8. 24. 15:0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두산 브랜든이 2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전에 선발등판해 힘껏 투구하고 있다. 2023.8.23/정지윤 선임기자



5위 굳히기에 돌입하고 있는 두산이 효자 용병 덕분에 웃고 있다.

두산은 지난 22~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에서 외인 투수들의 호투로 모두 승리했다.

22일에는 라울 알칸타라가 7이닝 3안타 1볼넷 1사구 7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알칸타라 덕분에 두산은 8경기 만에 선발승을 올릴 수 있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알칸타라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3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알칸타라는 너무 완벽했다”라며 “선발 투수에게는 실점을 떠나서 6이닝을 막아주면 좋겠다라고 기대하게 되는데 알칸타라는 거의 6이닝 이상을 항상 막아줄 수 있는 투수”라고 극찬했다.

23일 고척 키움전에서 1회 타구에 머리를 맞은 두산 브랜든 와델. 연합뉴스



이어 “성적도 좋지만 성실성도 좋다. 교체해주려고 물어보면 본인이 이닝을 마무리하겠다고 한다. 그런걸 보면 진짜 복덩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날 등판할 브랜든에 대해서는 “알칸타라가 잘 던져줬기 때문에 같은 외국인 투수 브랜든까지 분위기를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표했다.

사령탑의 이런 마음을 들은 것일까. 브랜든은 115개의 투구수를 소화하며 6이닝 7안타 3볼넷 3삼진 3실점(2자책)으로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1회말에 나온 아찔한 상황을 극복한 것이어서 더욱 의미 있었다. 2-0으로 앞선 1회 1사 1루에서 그는 키움 로니 도슨의 강습 타구에 머리를 맞았다. 강한 타구가 얼굴 쪽으로 날아오자 브랜든은 피하려 고개를 돌렸지만 뒤통수에 공을 맞고 말았다. 타구가 굴절돼 외야 쪽으로 굴러간 사이 1루 주자 김혜성이 3루까지 진루했고 도슨은 1루에 멈춰서서 걱정스럽게 브랜든을 지켜봤다. 두산 코칭스태프카 마운드에 올라왔고 브랜든은 계속 던질 수 있다는 의사를 표했다. 그는 키움 김휘집의 희생플라이로 단 한 점만을 내주고 틀어막았다.

2-1로 앞선 5회에는 팀 동료의 실책이 나왔지만 흔들리지 않고 실점을 최소화했다. 1사 후 김혜성, 도슨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김휘집에게 볼넷까지 내줘 만루 위기를 자초한 브랜든은 송성문을 땅볼로 유도했으나 2루수 강승호의 어이없는 송구 실책으로 2점을 내주고 말았다. 하지만 그는 흔들리지 않고 후속타자 이주형, 주성원을 차례로 범타로 처리했다.

이승엽 감독은 이런 브랜든에게 “적지 않은 투구수임에도 6이닝을 책임지며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며 박수를 보냈다.

브랜든은 “투구수가 많았기 때문에 아쉬움도 남는다. 그래도 팀을 위해 어떻게든 6이닝을 채운 뒤 내려오고 싶었다”라며 “105구를 넘기면 피로감이 들긴 하지만 마운드 위에서는 어떻게든 내 역할을 다하겠다는 생각만 했다”고 말했다.

타구에 맞은 상황에 대해서는 “한가운데로 들어간 직구 실투를 상대 타자가 잘 쳤고 머리에 맞았다. 현재 어지럼증이나 불편함은 전혀 없다”며 안심시켰다.

동료의 실책을 감쌀 줄도 알았다. 브랜든은 “경기 중 강승호가 찾아와 실책에 대해 사과했다. 실책은 경기의 일부일 뿐이다. 누구나 같은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이러한 얘기를 전해주며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 정말 괜찮다”고 말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