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 줘봤자 '돈 펑펑' 탕진?…강북 부자들이 몰려간 곳

오정은 기자 2023. 8. 24.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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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현정 신영증권 프라이빗클럽 명동 센터장(39·사진)은 "어느 증권사, 은행에 가도 VIP 고액자산가를 관리하는 서비스는 다 있다"면서도 "하지만 어떤 고객이 프라이빗클럽에서 상담을 받는다면 '확실히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솔루션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신영증권은 이달 초 서울 강북지역 자산가를 주 타깃으로 하는 전담 센터 '프라이빗클럽 명동'을 열었다.

왕 센터장이 말하는 프라이빗클럽 명동의 '특별함'은 신영증권의 원-뱅크(One-bank) 솔루션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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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왕현정 신영증권 프라이빗클럽 명동 센터장
왕현정 신영증권 프라이빗클럽 명동 센터장/사진=신영증권

30여년간 주식·채권 투자만 하던 서울 강북의 자산가이자 작은 법인체를 소유한 김모씨(67)는 최근 개점한 '신영증권 프라이빗 클럽 명동에 방문했다. 수십장에 달하는 'APEX 자산관리 질문지'에 답변하며 그는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PB(프라이빗뱅커)의 제안서를 받아든 김씨는 결국 200억원의 자산을 명동점에 신규로 가져왔다.

왕현정 신영증권 프라이빗클럽 명동 센터장(39·사진)은 "어느 증권사, 은행에 가도 VIP 고액자산가를 관리하는 서비스는 다 있다"면서도 "하지만 어떤 고객이 프라이빗클럽에서 상담을 받는다면 '확실히 다르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솔루션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신영증권은 이달 초 서울 강북지역 자산가를 주 타깃으로 하는 전담 센터 '프라이빗클럽 명동'을 열었다. '프라이빗클럽'은 신영증권의 프리미엄 자산관리센터로 명동점은 지난해 개설한 청담점에 이어 2호 점포다.

강북 최고의 부촌으로는 한남동이 꼽히지만 신영증권은 모태가 된 지역인 명동을 강북 거점으로 택했다. 이는 명동이라는 지역이 상징하는 신영증권의 가치투자 정신과 헤리티지(유산)을 잇는다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신영증권은 자산관리에 있어 가문의 레거시(legacy·유산)를 보존하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

강북 고객들의 연령대는 대부분 50대 이상으로 60대, 70대 고객도 많다. 왕 센터장은 "일단 연세가 있으시기 때문에 자산 승계에 대한 고민이 많다"며 "물려주겠다는 생각은 있었는데 복잡한 절차 때문에 실제로 증여를 못했던 분들을 위해 플랜을 짜드리고 있고, 저희 고객들은 플랜을 받은 뒤에는 대부분 증여를 한다"고 설명했다.

"자산을 물려줬는데 자녀들은 경제관념이 없는 경우가 있다. 부모가 부를 어떻게 축적했는지 모르면 자녀가 자산을 탕진하는 경우도 있다. 저희는 증여 상속에 있어서는 자녀가 부모에게 충분한 공감대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이때 물려줘야 하는 것이 레거시다. 즉 고객 뿐 아니라 자녀까지도 고객 범주에 포함시켜야 한다. "

자산 승계 이후의 레거시 보존을 위해서 신영증권은 고객들의 자녀들로 이뤄진 '2세대 투자클럽' 등 비즈니스 네트워크 클럽을 운영할 계획이다. 왕 센터장은 "우리 센터의 목표는 고객 가족과 가문의 물질적·정신적 유산을 온전히 지키고 더 나아가 발전시키는 진정한 파트너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영증권 프라이빗클럽 명동 센터 이미지

왕 센터장이 말하는 프라이빗클럽 명동의 '특별함'은 신영증권의 원-뱅크(One-bank) 솔루션에 있다. 신영증권 본사에 있는 원-뱅크TF(태스크포스) 조직이 고객에게 필요한 상품 추천뿐 아니라 가업 승계, 신탁, IB딜 소싱에 리스크 검토까지를 관련 전문가들이 한 테이블에서 의논해 해결책을 내놓는 것이다.

이 TF에는 세무사 3인에 변호사, 신영증권 IB부문 부서장이 모두 참여하며 고객의 재테크는 물론 세무, 회계, 법률 문제를 일종의 '다학제' 회의를 통해 해결책을 도출한다. VIP 고객 서비스를 '기관 투자자급 전문 서비스'로 승격시키겠다는 신영의 의지다.

"타 VIP센터에도 PB도 있고 세무사도 있겠지만 주로 단편적인 세무 서비스와 특정 상품을 추천하곤 한다. 하지만 우리는 본사 차원의 전문가그룹이 형성한 원-뱅크TF 조직 전체가 고객을 서포트한다. 즉 고객의 고민에 어떤 금융회사의 특정 지점에 있는 세무사 개인이 아닌, 본사에 있는 TF 조직 전체가 대응하는 것이다. "

이는 마치 법무 상담을 할 때 변호사 1인이 아닌, 다수의 변호사·회계사·노무사·세무사가 소속된 법무법인 하나를 통째로 동원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왕 센터장은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를 위해선 원-뱅크 솔루션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확실하게 다른 결과물을 내놓겠다"고 자신했다.

기존 명동지점을 재단장한 '프라이빗 클럽 명동'의 자산규모는 2조원에 달한다. 왕 센터장은 "강북 고객들은 소비 습관부터 투자에 대한 생각이 강남 고객들과 다르다"며 "강남 고객들은 트렌드에 민감하고 새로운 자산에 대한 관심이 많은 반면 강북 고객들은 여전히 주식·채권 즉 전통자산 비중이 매우 높다"고 했다. 이에 프라이빗클럽 명동에서는 리스크는 낮추고 수익을 꾸준하게 낼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제안하고 있으며 실제 고객들의 자산배분 변경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오정은 기자 agentlittl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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