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서방에 "동결 자산 맞바꾸자" 제안…조만간 푸틴 서명

서방이 동결한 러 해외 자산과 러시아가 압류한 해외 기업 자산 교환 제안
러 재무부, 절차 위해 서방 기업 배당금 규제 완화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러시아가 서방을 향해 동결 자산 맞교환을 제안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서방이 동결한 러시아의 해외 자산과 러시아가 압류한 해외 기업들의 러시아 내 자산을 맞바꾸자는 제안이다.

FT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은행은 서방 기업들을 대상으로 "유럽에 동결된 러시아 기업의 자산을 구입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겠다"며 "러시아 밖에서는 사용이 제한된 계좌의 자체 자금을 사용하라"고 공지했다.

이를 염두에 두고 러시아 재무부는 서방 기업들의 배당금 규제를 완화했다. 그 결과 해외 기업들은 러시아 자회사의 생산과 기술에 대한 투자 배당금을 다시 인출할 수 있게 됐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가 해외에서 보유한 총 1조5000억루블(약 21조원) 자산 가운데 개인 투자자의 소유분인 1000억 루블에 대한 차단을 해제하겠다고 보고했다.

실루아노프 장관과 러시아 중앙은행은 푸틴 대통령이 관련 법령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아직 구체적인 맞교환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FT는 러시아의 제안이 벨기에 예탁결제기관 유로클리어 등에 발이 묶인 자산에 대해 개인 투자자들에게 보상을 제공하고, 일부 서방 기업들이 러시아에 동결된 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하려는 의도라고 전했다.

서방의 제재로 유로클리어에 발이 묶인 러시아 자산은 약 2000억유로(약 290조원)로 알려져 있다. 이 중 1800억유로가 러시아 중앙은행의 지급준비금이다.

서방은 이 자산을 우크라이나에 대한 재정적 지원으로 전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편 서방 관리들은 러시아 측의 제안이 논의된 바 없다면서 잠재적인 자산 교환에 대한 어떠한 협상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부인했다. 유럽 고위 관리 4명은 FT에 "EU와 러시아 사이에 잠재적인 금융자산 스와프에 대한 협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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