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피해금 상품권 세탁해 해외로…일당 65명 검거

이영민 2023. 8. 24.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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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피해금을 상품권으로 세탁해 해외로 송금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 등 '1차 수금책' 39명은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상품권을 산 뒤 박씨 등 '중간 수금책'에게 전달하는 수법으로 보이스피싱 피해금 24억원을 세탁하는 데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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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한 사업자등록 악용…상품권 대거 구매
"국세청·금융위와 신종수법에 대응할 것"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피해금을 상품권으로 세탁해 해외로 송금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금융범죄수사대가 24일 공개한 보이스피싱 수법(사진=금융범죄수사대 제공)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금융범죄수사대)는 올해 1월부터 지금까지 보이스피싱 수금책을 수사하면서 사기 및 전자금융거래법위반 혐의로 정모(46)씨 등 65명을 적발했다. 이들은 모두 송치됐으며 박모(41)씨 등 22명은 구속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 등 ‘1차 수금책’ 39명은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상품권을 산 뒤 박씨 등 ‘중간 수금책’에게 전달하는 수법으로 보이스피싱 피해금 24억원을 세탁하는 데 가담한 혐의를 받는다.

중간 수금책 13명은 모두 30억원을 공범들 계좌로 반복해 이체한 뒤 ‘송금책’에게 전달했다. 이들은 계좌 동결이나 경찰 수사에 대비해 수도권에 상품권거래소 5곳을 차려놓고 거짓 광고를 올린 뒤 실제로 상품권을 사고판 것처럼 SNS 대화와 거래명세표를 꾸몄다. 돈세탁을 거쳐 외국에 있는 보이스피싱 조직에 흘러들어간 피해금은 지난해 12월부터 6개월 간 82억원에 달한다.

이들 일당은 수금책을 모집을 위해 낮은 신용등급 때문에 금융권 대출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접근했다. `백화점 상품권을 사서 거래실적을 높이면 저리의 금융권 대출을 알선해 주겠다`는 식으로 수금책을 맡겼다. 특히 사업자 계좌의 경우 사업자등록증과 개인 신분증이 일치하면 제한 없이 상품권을 구매할 수 있고, 사업자등록이 간편하다는 점을 이용해 한번에 최대 1억2000만원까지 상품권을 구입해 현금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신종수법에 대해 국세청과 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과 그 내용을 공유해 보이스피싱 예방을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할 것”이라며 “시민도 보이스피싱 범인들에게 포섭돼 공범으로 처벌받을 수 있는 만큼 비대면 저리 대출이나 고액 아르바이트를 제안하는 사람을 주의해달라”고 말했다.

이영민 (yml122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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