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풍부한 해남에 데이터센터 단지···‘수도권 쏠림’ 현상 완화되나

박상영 기자 2023. 8. 24.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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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해남 솔라시도 태양광발전소. 한양 제공.

전남 해남에 대규모 데이터센터 단지가 들어선다. 해남 지역의 풍부한 태양광 발전을 통해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데이터센터의 쏠림 현상이 완화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4일 전남 해남군 기업도시 솔라시도 홍보관에서 전라남도, 해남군, 한국전력, 전남개발공사 및 7개 투자기업과 해남군 산이면 구성리 일대에 데이터센터 파크 조성 사업을 추진하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에 참여한 투자 기업은 삼성물산, LG CNS, NH투자증권, 보성산업, ㈜TGK, 코리아DRD, 데우스시스템즈 7곳이다.

이들 기업은 데이터센터 집적화단지를 조성해 40메가와트(MW) 규모의 데이터센터 25동을 오는 2037년까지 단계적으로 유치할 계획이다. 총 목표 규모는 1기가와트(GW)에 달한다. 산업부는 총 투자 규모가 최대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정보기술(IT) 발달로 최근 데이터센터는 빠르게 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1년 365일 24시간 서버와 스토리지를 가동한다. 내부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력사용량이 클 수밖에 없다. 데이터센터 1곳의 평균 연간 전력사용량은 25GWh로, 4인 가구 6000세대 사용량과 맞먹는다.

‘전기 먹는 하마’인 데이터센터가 주로 수도권에 몰려 있어 전력망에는 부담이 됐다. 데이터센터가 수도권에 들어서면 필요 전력을 원전, 태양광, 풍력 등의 발전소가 밀집한 동해안이나 남해안 일대에서 끌어와야 하기 때문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올 4월 말 기준, 국내 147개 데이터센터 중 60%가 수도권에 집중됐다. 건설 예정인 데이터센터 732곳 중 601개가 수도권에 몰려 2029년에는 82%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정부는 데이터센터와 발전시설이 가까울수록 전력망에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남 지역은 태양광을 중심으로 한 재생에너지 자원이 풍부하고 상대적으로 전력망 여력이 많아 RE100(재생에너지 100%) 달성의 적임지로 꼽힌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태양광 발전 설비용량 20.9GW 중 호남 지역 용량은 8.8GW로 전체의 40%를 넘었다.

정부는 데이터센터에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한국전력의 계통망을 보강키로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전력이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계통망 보강 등도 병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정부는 데이터센터의 지방 분산을 유도하고 있다. 비수도권에 들어서는 데이터센터에 대해서 배전망 연결(22.9kV) 시 케이블, 개폐기 등 시설부담금의 50%를 할인하고 있다. 50% 할인이 적용되면 새 데이터센터를 짓는 기업은 평균적으로 20억원대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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