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레니우스 벤츠 회장 "한국 가정에 충전시스템 구축"
2030년 시장 여건 허락되면 모든 차량 전동화 추진
국내 부품업체와 협력 강화, "한국 요소 포함 안된 차 없어"
"한국 시장 매우 중요해" 지난해 8만954대 국내서 판매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한국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공공은 물론 가정에서도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 한국에서 충전 진보가 일어나게 하겠다."
24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친환경 전기를 공급하는 '글로벌 고출력 충전 네트워크(HPC·High Power Charging Network)'를 한국에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속가능한 모빌리티를 위한 비전 '앰비션 2039'를 강조하며 2030년까지 시장 여건이 허락한다면 차량 전체 라인업에 완전 자동화를 도입하도록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벤츠 그룹의 전동화 및 지속가능 전략을 발표했다. 벤츠 그룹 회장의 방한은 지난 2013년 디터 체제 전 회장 이후 10년 만이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자동차 산업은 이제 근본 변화의 시대에 와있다"며 "혁신과 기술이 동시대를 막론하고 탈탄소화와 전동화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벤츠는 2040년이 되기 전 공급과 운영, 제품까지 모든 영역에서 탈탄소화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벤츠 그룹은 지난 2019년 지속가능 전략 '앰비션 2039'를 수립하고 2030년까지 모든 영역에서 탄소 중립을 이룰 방침이다. 벤츠는 차 1대당 배출되는 탄소를 2020년 대비 절반 이상으로 줄이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2025년까지 전기차 점유율을 최대 50%까지 올리고, 2030년 시장 여건이 허락할 경우 모든 라인업을 전기차로 전환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또 전기차 아키텍쳐 및 차세대 배터리 개발, 충전 시스템 인프라 구축, 전기차 생산 네트워크 확대 등에도 노력하고 있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전기차 전환은) 과거 블랙베리폰이 아이폰으로 대체된 것처럼 단기적으로 이뤄질 일은 아니지만 2030년까지 아주 많은 변화가 이뤄질 것"이라며 "하나의 기술이 기존 대세 기술을 대체하기 위해선 굉장히 많은 변화를 이뤄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30년까지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 100% 전환하는 것은 무조건 그 쪽으로만 간다는게 아니라 시장 여건에 따라서 준비가 돼있을 것이라는 뜻"이라며 "시장의 준비가 충분치 않다면 하이테크 내연기관차 등과 공존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요소 없는 벤츠 차량 없다" 韓 부품업체 협력 강화
칼레니우스 회장은 "우리가 해외를 가면 로밍을 하는 것처럼 전기차를 충전이 필요하다"며 "한국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공공은 물론이고 가정에서 충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충전 진보가 일어나게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3월 개최된 '2023 ESG 콘퍼런스'에서 벤츠는 2027년까지 북미, 유럽,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2000개 지역, 1만개 이상 충전 지점을 갖춘 HPC 네트워크를 세우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주요 도로가 인접한 도시, 인구 밀집 지역 등에 고출력 충전 허브를 구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전기차 생산은 한국 부품업체의 중요성이 크다"며 "국내 업체들과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날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을 만난 것을 언급하며 "현재까지 팔리고 있는 벤츠 차량 중 한국 요소가 포함되지 않는 차량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만큼 한국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곳으로 이런 협력이 앞으로 강화되고 탄탄해질 것"이라며 "이번 방한은 혁신하고 있는 한국 업체들과 더 협력을 해야겠다고 생각해 찾은 것"이라고 했다.
국내 생산기지 구축 여부에 대해선 "벤츠에 프리미엄 제품을 제공하는 업체는 볼륨(생산 규모)가 크지 않다"며 "(생산을 하려면) 그 시장에서 충분한 수요가 있어야 하고 숫자 또한 상당히 커야한다. 그 숫자에 도달하면 한국에서의 생산을 고려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나는 한국의 '빅 팬', 한국은 우리에게 중요한 시장"
그는 "한국 소비자들이 기술을 잘 이해하고 있고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자동차 시장 뿐 아니라 여러가지 사업에서 최첨단을 걷고 있고, 말 그대로 안목이 높다. 시장이 움직임을 볼 때마다 많은 자부심을 느낀다"고 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8만954대를 판매해 처음으로 연간 8만대를 달성했다. 전기차 판매(4984대)는 전년 대비 3배 이상 성장했고, 하이브리드차(3만2510대)는 1.2배 늘어났다. 마이바흐를 포함한 최상위 럭셔리 모델 판매는 2배 늘었다. 올해 7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4만816대다.
한편 메르세데스벤츠는 자사 럭셔리 브랜드 마이바흐의 첫 전기차 메르세데스-마이바흐 EQS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를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메르세데스-AMG의 고성능 전기 주행의 비전을 담은 쇼카 '비전 AMG'도 함께 선보였다.
마이바흐 EQS SUV는 최대출력 484kW와 최대 토크 950Nm의 주행 성능을 갖췄으며 1회 충전 시 주행 거리는 600㎞다. 올 가을 북미 시장에서 판매될 예정이며 국내 출시는 내년이다.
비전 AMG는 메르세데스-AMG가 플랫폼부터 드라이브 트레인 기술까지 전 과정을 개발한 첫 순수 전기차 모델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zooe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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